“갈 사람 다 가라, 물갈이 힘든데…” 與 지도부 ‘박세일 중도신당’에 싸늘

입력 2011-11-16 19:41

여권 내 신당론이 잦아들고 있다. 이른바 ‘박근혜 신당론’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강하게 부인하자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고,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주도하는 신당에 대한 회의적인 기류도 확산되고 있다.

박 이사장은 16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지역 경영자 조찬회에서 “지금까지의 정당은 국회의원 중심으로, 정당에 당원과 국민이 없었다”며 “원외 중심의 정당체계로 가야 한다”고 ‘대(大)중도 신당’ 구상을 밝혔다.

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전국적으로 청춘콘서트를 통해 젊은이들과 수년간 대화를 했다”며 “정당이 1년 내내 해야 할 일이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득권 정당이 역사적 사명을 할 수 없고 해체 수준의 환골탈태를 할 수 없다면 새로운 정치 조직의 등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 이사장이 적극적으로 창당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게 여권 내 대체적인 평가다. 아울러 정체성과 창당 의도에 의구심을 표하는 인사도 많다.

한나라당 쇄신파 한 의원은 “박 이사장이 ‘중도’를 표방한다고 하지만 무상급식 주민투표 등을 통해 나타난 박 이사장의 성향은 확실한 우파”라며 “박 이사장 얼굴에다 김진홍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의 조직이 합쳐진 게 신당의 실체 아니냐”고 반문했다. 친박근혜계 의원들은 “친이명박계가 청와대 출신 인사들과 함께 박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신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당 고위 관계자는 여권 인사들의 ‘박세일 신당’ 합류 가능성에 대해 “갈 사람 있으면 다 가라. 물갈이하기도 힘든데. 가면 고맙다”는 시니컬한 반응까지 보였다.

하지만 신당론이 폐기보다 잠복기를 거치다 연말쯤 재점화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친박계 일각에선 “여권이 쇄신에 실패할 경우 박 전 대표가 당을 장악한다 해도 결국 한나라당 간판을 달고 있으면 현 정권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킬 수 없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신당 얘기가 다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