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극복 위한 美·佛 예산절감 백태
입력 2011-11-16 18:27
미국과 프랑스의 중앙 및 지방 정부의 재정난 극복을 위한 노력이 눈물겹다.
미 시카고시는 정원의 잔디를 10인치(25.4㎝) 이상 자라도록 방치할 경우 벌금을 하루 1200달러(약 136만원)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현재 벌금은 하루 1000달러다. 음식물쓰레기를 치우지 않는 행위에는 벌금 600달러가 부과된다. 라디오를 크게 틀어도 750달러를 시에 납부해야 한다. 학교 근처에서 음주운전은 벌금이 3000달러다.
모두 시 재정을 살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시카고는 내년 재정 적자가 6억3600만 달러(약 72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시는 각종 벌금 강화로 적자를 7900만 달러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지출을 줄인다는 계획도 세웠다. 지난달 펜실베이니아주 주도 해리스버그가 파산 신청을 하는 등 미 지방도시 재정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앞서 미 연방정부는 모자, 마우스패드, 머그컵, 열쇠고리 등 정부 방문자에게 주는 기념품의 구입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기념품 구입에 매년 든 예산이 약 10억 달러(약 1조1300억원)다. 미 정부는 모든 부처에서 인쇄를 줄여 종이값을 아끼고 출장 경비도 삭감하기로 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유급 병가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사르코지는 15일(현지시간) 보르도에서 한 연설에서 “사회보장제도를 도둑질하듯 이용하는 것은 모든 프랑스 국민의 신뢰를 배신하는 행위”라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그는 병가 시 국가의 임금 지원 혜택을 하루씩 줄이겠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선 민간 근로자가 병가를 낼 경우 첫 사흘 동안은 무급이지만 나흘째부터는 국가에서 보수를 지급받는다. 공무원은 하루만 병가를 내도 돈을 받는다.
지난해 프랑스 공무원들의 평균 병가일수는 22.6일로 영국의 8.3일에 비해 훨씬 길었다. 민간 근로자도 14.5일이나 병가를 내 영국 근로자의 5.8일보다 많았다. 프랑스 정부는 병가에 대한 지원을 줄이면 예산을 약 2억 유로(약 3050억원) 절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