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 앞날은?… 해외도피설 나돌아
입력 2011-11-14 00:50
재임 중 숱한 성추문과 부패 의혹 등으로 화제를 몰고 다녔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여론과 시장의 압력에 밀려 17년 정치인생을 마치고 12일 권좌를 떠났다.
그러나 17년 정치경력 중 10년 동안 총리직을 지낸 베를루스코니에게는 성매매 재판 등 적잖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어 사임 후의 미래도 파란만장할 전망이다.
베를루스코니의 공식 사임 소식이 알려지자 로마 도심 총리 집무실과 하원 의사당 앞 광장에 모여 있던 수천명의 군중은 일제히 환호했다. 일부 군중은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기 위해 총리 관저를 떠나는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어릿광대’라며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총리직을 떠난 75세의 베를루스코니의 앞길은 험난하다. 우선 지루한 법정투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모로코 출신 나이트클럽 댄서 카라마 엘 마루그(일명 루비)와의 미성년 성매매 및 권력 남용, 소유기업의 조세포탈, 법정 위증교사 및 뇌물공여 등 3건의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미성년 성매매와 권력 남용은 유죄 판결 시 최대 12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베를루스코니가 그의 전임자이자 정치적 후원자였던 베티노 크락시 전 총리처럼 해외망명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그가 해외도피를 선택할 경우 카리브해의 섬 안티구아가 유력하다고 이탈리아 정치 분석가들은 예상했다.
하지만 여론이 달라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정계에 돌아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실제 베를루스코니는 우파당에 보낸 서신을 통해 재집권 의사를 밝혔다고 AFP통신이 13일 전했다. 그는 “지난 3년반 동안 글로벌 경제위기를 잘 버텨낸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병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