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인수 가격 3조5000억 제시한 듯

입력 2011-11-11 18:26

SK텔레콤이 하이닉스를 품에 안게 됐다.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은 11일 “SK텔레콤이 써낸 본입찰 가격과 자금조달 방법 등이 적격한 것으로 나타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며 “오는 14일 하이닉스 이사회가 신주발행을 결의한 후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이후 상세실사와 가격조정 등을 진행한 뒤 늦어도 내년 1분기 내에는 인수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실사 과정에서 우발 채무 등 별다른 변수가 발생하지 않은 한 나머지 인수절차는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 관계자는 “일반적인 인수합병(M&A) 절차에서 이뤄지는 양해각서(MOU) 체결 과정도 생략했다”며 “채권단과 SK텔레콤 모두 하이닉스 인수합병에 대한 의지가 뚜렷한 만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를 환영하며 주식매매계약 등 향후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 하성민 사장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SK텔레콤과 하이닉스 양사 간 시너지 제고 차원을 넘어 국가 기간산업인 반도체 도약의 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지난 2년간 반도체 산업에 대해 공부했다”면서 그룹 차원의 지원을 시사했다.

채권단이 산정한 최저입찰금액과 SK텔레콤이 제출한 입찰가가 얼마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관련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최저입찰금액을 3조2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보다 2000억원 많은 3조5000억원가량을 채권단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이 하이닉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되면서 SK텔레콤과 하이닉스 주가는 동반 상승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K텔레콤은 전날보다 3.10% 오른 14만9500원, 하이닉스는 0.23% 오른 2만15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하이닉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SK텔레콤의 신용등급을 현 ‘A2’에서 강등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맹경환 전웅빈 이경원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