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싸늘한 방망이… 한국시리즈 2경기 홈런 하나도 없이 양팀 총 5득점 그쳐

입력 2011-10-28 18:47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가 ‘빈타시리즈’가 되고 있다. 마운드가 방망이보다 확연한 우위를 보이기 때문인데 야구팬들 입장에선 점수 하나, 실책 하나에 바짝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1·2차전에서 두 팀이 뽑은 점수는 총 5점(삼성 4점·SK 1점)이다. 삼성은 선발과 불펜의 짜임새있는 이어던지기로 SK타선을 거의 완벽하게 봉쇄하고 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의 경기당 평균 자책점은 0.50이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가장 낮았던 팀 평균 자책점은 2005년 삼성이 두산을 상대로 기록한 1.15인데 그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대로라면 삼성은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0점대 평균 자책점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

SK는 2패를 당하기는 했으나 투수들은 제 몫을 하고 있다. SK 투수들은 1·2차전에서 삼성에 2점씩만 내줬다. SK 방망이가 3점 이상 뽑아줬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들이었다.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큰 경기에 강한 SK 타선은 삼성 마운드의 구위에 눌려 반드시 점수를 뽑아야 하는 찬스에서 타자가 그냥 덕아웃으로 걸어들어오고 있다.

투수진이 선전하면서 양팀 타선은 모두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1·2차전에서 삼성의 팀 타율은 총 58타수 11안타로 1할9푼에 불과하다. 홈런은 하나도 없었다. SK도 총 64타수 12안타로 팀 타율이 1할8푼 수준이다. SK는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롯데와의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와 타자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져있다.

이만수 SK 감독대행은 “타자들이 많이 지쳤다. 스윙이 제대로 안 돌아간다”며 답답한 마음을 내비쳤다. 류중일 삼성 감독 역시 “SK가 기본적으로 투수가 좋지만 우리 타자들이 좀 더 분발해야 남은 한국시리즈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국시리즈에서 최악의 빈타전은 2006년 삼성-한화전이었다. 당시 두 팀은 3·4·5차전에서 방망이가 터지지 않아 3경기 연속 연장 승부를 벌였다. 4점 이하에서 각 경기 승부가 결정됐다. 특히 5차전은 연장 15회까지 치렀지만 1대 1 무승부로 끝났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