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리비아 군사작전 10월 31일 종료… 서방국, 내전 중 유실 무기 회수 촉구

입력 2011-10-28 18:08

지난 3월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축출하기 위해 시작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리비아 군사작전이 오는 31일(현지시간) 종료된다. 서방 국가들은 리비아 국가과도위원회(NTC)에 내전 중 대량 유실된 무기의 신속한 회수를 촉구하고 나섰다.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은 인접국인 니제르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토 31일 리비아 임무 종료=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7일 만장일치로 오는 31일 리비아 군사작전을 끝내기로 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리비아 비행금지구역도 같은 날 해제된다. 나토는 28일 브뤼셀에서 7개월간의 전쟁이 종료됨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나토의 이번 작전은 유엔이 내세운 ‘국민보호책임’ 개념이 적용된 첫 번째 사례다. 나토는 이번 작전을 통해 카다피 정권 축출에 핵심적 역할을 하면서 군사동맹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성과를 거뒀다. 나토는 전투기 2만6000대를 출격시켰으며 군사시설과 벙커 등 6000곳가량을 폭격했다. 미국은 리비아전에 11억 달러, 영국과 프랑스는 각각 3억 유로를 투입한 것으로 AFP는 추산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역사상 이처럼 정확하고 신중한 공습으로 민간인의 희생을 피한 사례는 없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군사시설이 아닌 주택가에 대한 오폭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또 이번 작전은 표면적으로는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가 주도하는 모양새였지만 사실상 미국의 군비와 정보력, 지휘통솔에 전적으로 의존했다는 한계를 드러냈다.

◇사라진 무기 회수 시급=러시아는 27일 리비아 NTC에 카다피 군대가 보유했던 무기를 회수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 초안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했다고 dpa통신이 보도했다. 15개 안보리 이사국들은 28일 결의안 채택 문제를 공식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카다피 정권 시절 리비아는 약 2만발에 달하는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을 보유했으나 이 가운데 수천발이 행방불명 상태다.

서방국가들은 미사일을 비롯한 무기들이 이슬람 무장세력이나 테러집단의 손으로 넘어갈 경우 테러 등에 사용돼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카다피 차남 니제르로 도피=NTC의 고위 관리는 27일 사이프 알이슬람이 국경을 넘어 니제르로 넘어갔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사이프 알이슬람이 말리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 망명을 위한 접촉을 하고 있지만 아직 확답을 받지 못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니제르로 도피한 것은 몰락한 아버지의 뒤를 따르지 않고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으로 분석된다.

NTC의 한 관리는 “그는 자신의 안전을 걱정하고 있다”며 “신변 보호에 대한 확인을 받고 항공기를 통해 국제사법재판소(ICC)로 인도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