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협상 시작 18년 만에 WTO 가입할 듯

입력 2011-10-28 18:09

러시아가 협상 시작 18년 만에 세계무역기구(WTO)의 문턱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러시아의 WTO 가입을 반대해 온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가 27일(현지시간) 중재국 스위스가 제안한 최종 협상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중재안은 WTO 가입조건으로 러시아와 남오세티야, 압하지야의 국경 검문소에 ‘국제’ 감시요원을 배치하고 이 지역을 통한 교역 자료를 ‘교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지아는 그간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에 ‘자국’ 세관 직원을 파견하고 이 지역을 통한 교역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해 왔다.

두 나라에 자국군을 주둔시킨 러시아는 이러한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구 소련 연방이었던 조지아는 자국 내 친러 자치공화국인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독립 문제를 두고 2008년 러시아와 전쟁을 치른 이후 러시아의 WTO 가입을 강력히 반대해 왔다.

협상을 이끄는 조지아 측의 세르기 카파나제 외무차관은 “러시아가 이번 협상안을 수용하면 WTO 회원국이 될 것”이라며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측 협상대표인 막심 메드베드코프는 다음 주 초까지 대답하겠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1993년부터 WTO 가입 협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높은 관세와 불투명한 무역 거래 관행, 가입국들의 반대로 번번이 좌절돼 왔다. WTO는 153개 기존 회원국 모두의 동의를 얻어야 가입할 수 있다.

러시아는 WTO에 가입하면 연간 250억 달러의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자체 추산하고 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