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끝났지만… 수사 관문 남았다

입력 2011-10-27 19:14

10·26 재·보궐선거는 끝났지만 관련 수사는 이제 시작이다. 네거티브 공방이 가열되면서 수사기관에 접수된 고소·고발이 수두룩한데다 선거관리위원회가 고발 및 수사의뢰한 사안도 29건이나 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허철호)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상대로 한 3개의 고발 사건을 맡고 있다. 보수성향의 인터넷민족신문은 지난 14일 “1000억원대 기부금을 모으고도 서울시나 행전안전부에 등록하지 않았다”며 박 시장을 고발했다. 이 사건은 18일 배당됐지만 검찰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수사 착수를 선거일 이후로 미뤘다. 지난 21일 상지대·상지영서대총동창회가 명예훼손으로 고발한 건과 지난 25일 전국교수연합이 업무상 횡령, 공갈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도 형사4부가 맡았다. ‘아름다운재단 검찰 고발 및 수사를 촉구하는 시민단체 연합’이 후원금 유용 의혹이 있다며 낸 고발은 현재 공안1부(부장검사 이상호)에 배당됐지만 곧 형사4부로 옮겨질 전망이다.

검찰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당선과 동시에 수사 속도를 내는 것처럼 비춰지면 정치적 논란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고발 내용이 최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현금 2억원 거래’와 같이 구체적 사실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들 것이란 분석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다른 사건과 마찬가지로 통상적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안1부는 공무원해고자 선거부정감시단이 “다이아몬드 반지 가격을 축소 신고했다”며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를 고발한 사건을 수사한다. 선관위가 넘긴 사건도 공안부 소관이다. 선관위는 이번 선거와 관련해 18건을 고발하고, 11건을 수사의뢰했다. 서울시장 선거만 고발 4건, 수사의뢰 7건이다.

한편 경찰청은 나 후보 측이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를 고발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나 후보 측은 지난 24일 이 방송 출연진 등 7명이 ‘나 후보가 1억원짜리 피부숍을 다닌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고발장을 냈다.

경찰은 지금까지 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는 87건, 116명을 단속해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지호일 이용상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