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10·26 재보선] 박원순 “새시대 첫걸음 내딛게 돼… 시민이 가라는 길 가겠다”

입력 2011-10-27 01:10


박원순 당선자는 경남 창녕 농가에서 7남매(2남5녀) 중 둘째 아들(여섯째)로 태어났다. 중학교까지 시골마을에서 살았다. 이후 경기고를 나와 서울대에 입학했다. 최고 출세 코스로 진입했지만 1975년 서울대 사회계열 입학 3개월 만에 긴급조치 9호 반대 시위에 나섰다가 투옥됐다.

검찰의 기소유예 결정으로 풀려난 그는 서울대에서 제명됐고, 이듬해인 76년 단국대 사학과에 입학해 사법시험을 준비했다. 78년 법원사무관시험에 먼저 합격했고 80년 사법시험을 통과했다. 검사로 대구지검에 발령받았으나 6개월 만에 그만뒀다.

대표 인권변호사였던 조영래 변호사 사무실에서 변호사 업무를 시작했다. 박 당선자는 조 변호사와 권인숙 성고문사건, 박종철 고문사건 등을 맡았다.

90년 12월 조 변호사가 세상을 뜨며 “박 변호사, 돈 버는 것도 좋지만 이제 좀 눈을 돌려봐”라고 남긴 말이 박 당선자 삶을 다시 한번 새 길로 이끌었다. 91년 그는 해외유학 길에 올랐다.

영국과 미국에서 공부를 마친 그는 38세에 참여연대를 만들었다. ‘1인시위’라는 새로운 시위문화를 만들어냈고, 98년 소액주주운동과 2000년 총선 당시 낙천·낙선운동을 펼쳤다. 같은 해인 2000년 기부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선 ‘아름다운재단’과 ‘아름다운가게’를 만들었다. 2006년에는 사회개선운동을 펼치는 ‘희망제작소’를 만들었다. “과로사가 꿈”이라고 말하는 ‘일중독자’다.

박 당선자는 당선이 확실시 된 26일 밤 12시 서울 안국동 선거대책위원회 사무실을 찾아 “이제 새로운 시대의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며 “시민의 편에 서서 시민이 가라는 길을 가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안철수 교수에 대해 한 말씀해달라.

“저와 오랜 신뢰의 관계에 기초해서 이번 선거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다. 신뢰 관계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시켜 나가겠다.”

-민주당에 입당할 건가.

“민주당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손학규 대표를 비롯해 정말로 열심히 뛰어주셨다. 큰 빚을 졌다. 민주당이 민주주의의 맏형으로서 역할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보고, 저는 그 과정에 함께하도록 하겠다.”

-가장 생각나는 분은?

“선거가 네거티브로 치달았다. 제가 당하는 건 참을 수 있었지만 가족들이 당할 땐 너무 미안하고 슬펐다. 또 여러 야권 지도자들이 하나가 돼 열심히 뛰는 모습에 너무 감동받았다. 정당이 다르고 길이 달랐지만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함께 뭉칠 수 있고 함께 뛸 수 있다는 생각에 큰 감동을 느꼈다. 정말 고맙다.”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