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신학대 도서관장 ‘교회 일치 위한 필독서 100권’ 발표
입력 2011-10-26 18:51
예수 그리스도가 세운 교회는 하나의 교회였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신학자, 목회자, 성도들의 신학적 이견과 정치적 이유로 교회는 분열됐고 교회일치는 현대 기독교의 과제 중 가장 어려운 과제로 떠올랐다. 종교개혁주간을 맞아 국내 유명 신학교 도서관장들이 교회일치를 위한 책읽기 운동에 나섰다.
감신대 서울신대 장신대 한신대 등 4개 신학대학 도서관장은 26일 ‘교회 일치를 위해 100권의 책 함께 읽기’ 공동 취지문을 발표하고 신학 45권, 교양 55권으로 총 100권의 목록을 내놓았다<표 참조>.
도서관장들은 “신학생들에게 책 읽기는 심오한 기도와 같은 것”이라며 “책 읽기를 통해 한국교회와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저력을 쌓을 수 있다”고 밝혔다. 도서관장들은 또 “신학생 시절부터 좋은 책을 많이 읽고, 교파를 초월해 같은 책을 더불어 읽을 수 있다면 장성한 목사가 되어서도 그 때 그 심정이 되어 자신을 되돌아보고, 옛 친구들과 함께 어두운 현실을 타개할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4개 도서관은 신학생 4년 혹은 6년 동안 책읽기 운동과 함께 토론의 장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100권의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안내 책자도 만들고 신학대가 함께 하는 독후감공모와 독서토론회도 마련한다. 이밖에 좋은 생각과 아이디어를 공모해 시상하고, 한국교회의 부흥을 위한 기초 동력으로 승화시킬 방침이다.
이번에 선정된 책들은 기독교 고전에서부터 현대 기독교 명저들, 또한 기독교를 넘어선 보편적인 인문학 고전까지 두루 망라했다. 토마스 아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는 기독교 최고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책이다. 14세기에 쓰인 이래 지금까지 수많은 번역서로 출간됐다는 것은 그만큼 책에 대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의 영적 성장에 도움을 준 이 책은 이번에 신학도서로 선정됐다.
세계적인 신학자 하비 콕스 교수의 ‘종교의 미래’도 신학도서에 올랐다. 자신의 학문 활동을 총정리한 이 책에서 콕스 교수는 기독교가 발흥하고 성장한 지난 2000년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21세기 종교의 미래를 낙관했다. 콕스 교수의 실천적인 삶도 엿볼 수 있다.
도서관장들은 “학창시절부터 함께 같은 책을 읽고 토론하고 세상을 읽는 눈을 더불어 키워간다면 이들이 성장해 교회를 책임질 때면 한국교회와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