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대 법인화 절차 더 늦춰서는 안된다

입력 2011-10-26 18:01

서울대 법인화 관련 공청회가 26일 가까스로 열렸으나 학생들의 단상 점거로 도중에 중단되는 파행을 겪었다. 학생들의 물리력 행사로 지난 17일과 20일 공청회가 두 차례나 무산된 데 이어 이날도 순조롭게 마무리 짓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계속키로 하는 등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내년 1월 1일 전환 예정인 서울대 법인화의 절차가 이렇게 늦어지고 있는 것은 서울대 일부 구성원들이 특혜는 특혜대로 다 요구하면서도 홀로서기는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는 극심한 이기주의 때문이다. 법인화의 핵심은 국립대의 정체성을 계속 유지하고 법률에 의해 안정적으로 재정을 지원받으면서 대학 운영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마다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대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법인화 전환이 불가피하다. 미국의 주립대학들과 영국의 옥스퍼드대, 케임브리지대 등은 설립 당시부터 법인으로 출발해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발전했고,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강조해온 유럽에서도 독일 괴팅겐대(2003년) 프랑크푸르트대(2008), 오스트리아 빈대(2002)가 법인으로 전환해 경쟁력을 높였다. 일본에서는 2004년 89개 전체 국립대학이 동시에 법인으로 전환했으며, 싱가포르국립대도 2006년 법인화를 마쳤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조차 1998년에 모든 국립대학들이 법인으로 전환했다.

서울대는 국가의 특혜라는 둥지 안에서 날갯짓하기를 거부하며 경쟁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언제까지 우물안 개구리 노릇을 계속하겠다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