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모든 것을 버리고

입력 2011-10-26 19:11


누가복음 5장 27∼28절

오늘 본문에 나온 마태의 직업은 세리입니다. 세리는 그 당시 죄인의 대명사입니다. 세리는 민족의 반역자였습니다. 사회공동체 회원으로서 투표권도, 예배에 참석할 수도, 재판의 증인으로 설 수도 없었습니다. 유대인이면서도 그 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마태는 율법과 헬라어에 능통한 지식인입니다. 그는 세리라는 직업으로 인해 부유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의 재능과 물질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웃이 없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어쩌면 많은 재능과 지식, 물질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함께 기뻐하고 함께 나눌 진정한 이웃이 없는 사람입니다.

한마디로 마태는 실패한 인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이 실패로 인해 좌절감 속에 방황하는 마태의 일터로 찾아가셨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마태는 아무런 저항도 없이 따랐습니다. 성경은 “그가 모든 것을 버리고 일어나 따르니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없는 행동을 통해서 마태가 아주 외로운 사람이었음을 느낍니다. 마태는 어쩌면 정신적인 한계에 왔을 것입니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을 것입니다. 절벽 꼭대기에 자신이 서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입니다. 마태는 무엇이 가치 있는 삶인지를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의 직업인 세리가 죽도록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해왔을 것입니다. 매일같이 일어나 일터인 세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천근처럼 무거웠을 것입니다. 일터에서 하루를 보낸다는 것이 너무도 힘들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마태를 찾아갔을 때 그의 정신과 마음, 육체는 한계상황에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나를 따르라”는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을 버리고 일어나 따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위기가 있습니다. 그 위기가 경제적인 문제일 수도 있고, 마음의 병일 수도 있고, 가정적인 위기일 수도 있고, 엉클어진 관계로 인한 상처일 수도 있고, 신앙적인 방황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 위기로 인해 자신의 마지막이 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생각이 들어 포기라는 극단적인 경우를 선택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될 때, 더 이상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없다고 판단될 때 우리가 어떻게 해야 살 수 있습니까? 방법은 하나입니다. 주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마태는 모든 것을 버리고 일어나 주님을 따랐습니다. 이것이 지혜입니다. 이것이 능력입니다. 마태는 자신이 누리고 있던 직장도 버렸습니다. 그가 누리고 있던 것들을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주님을 선택했습니다. 주님을 선택하는 것이 그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막다른 골목에서의 그의 선택은 오늘날 복잡하고 불확실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하나의 혜안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죄인이라고 무시 받고 살던 마태가 인생의 절망 앞에서 예수님의 부름에 응답한 결과 신약성경의 첫째 복음서인 마태복음의 저자가 되었습니다. 삶의 반전을 원한다면 마태의 결단을 한번 따라 해보십시오. 절망의 심연 속에 빠져 방법이 없다고 생각될 때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주님께 나의 모든 것을 던지는 것입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합니다. 그래야 둘 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문제를 푸는 신앙적 방식입니다.

최원영 목사 구리 늘푸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