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목회 현장-서울 개포감리교회] 땅 끝까지 ‘주님의 집’ 세워나갈 겁니다

입력 2011-10-26 17:29


서울 일원동 개포감리교회(안성옥 목사)는 해외선교에 목적을 두고 대신교회에 의해 1985년 설립됐다. 안성옥 목사와 축구 국가대표 선수 출신의 오석재씨 등 7명의 개척멤버가 파이팅을 외치고 ‘선교를 열심히 하는 교회’를 꿈꿨다. 개척 첫 달부터 선교를 시작했다. 위기는 기회였다. IMF 외환위기 때 과감한 변화를 시작했다. 일원시장 건물을 인수해 교회를 이전하고 지역복음화와 세계 선교를 위한 센터로 자리 잡았다. 창립 26년, 지금은 전 세계 37개의 해외교회를 섬기는 교회로 소문이 자자하다.

25일 안 목사와의 인터뷰를 위해 교회를 찾았다. 2층 집무실은 작은 박물관 같았다. 버려진 CD 장식장을 활용해 그 안에 선교지에서 구입하거나 선물 받은 조각, 장신구 등을 진열했다. 안 목사의 솜씨다. 중앙에는 이스라엘 전문가 류태영 박사에게 받은 성서 물품도 전시해 놓았다.

“여기 표시해 놓은 곳이 저희 교회 선교지입니다.” 집무실 벽면에 부착된 세계지도 위에 빨간색 핀으로 꽂아놓은 곳을 가리키며 안 목사는 말했다.

“말레이시아 태국 네팔 인도 피지 미얀마 아이티 루마니아 케냐 탄자니아 중국에 이르기까지 22개 교회 및 학교를 개척했고, 유치원 1개를 건축했습니다. 95년에는 피지에 나시까와 비전칼리지도 설립했지요. 전 세계 27개 국가에 37개의 해외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43곳의 교회 및 선교기관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선교를 위해 교회를 세웠으니 성도들에게 선교의 관심과 중보기도를 우선할 수 있도록 선교회마다 선교지를 따서 선교회 이름을 지었다. 여선교회는 나라이름으로, 남선교회는 오대양 육대주로 지었다. 가령 이런 식이다. 케나선교회 스리랑카선교회 인도선교회 미얀마선교회…. 개포감리교회 여선교회는 이렇게 부른다. 남선교회는 대서양·인도양선교회만 생기면 된다. 선교회별로 하루에 한번씩 그 나라를 품고 기도하고, 편지와 선물을 보내며 후원도 하고 있다.

특히 피지 선교에는 지방회도 참여한다. 93년 안 목사가 피지를 방문하면서 개포감리교회는 피지 선교를 시작했다. 이듬해 강남동지방의 감신대 동기들과 함께 피지를 다시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되어 감리교 서울남연회 강남동지방에서 피지 선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2년 전까지 지방회가 연합해 선교했고, 지금은 교회들이 개별적으로 사역하고 있다.

대부분 100명 미만의 작은 교회들이 소속된 강남동지방은 예산의 40%를 피지 선교에 사용했다. 지방회 예산지출을 절약하느라 교단의 연례 행사였던 교회연합체육대회도 고사했다. 피지 선교를 향한 지방회의 열정은 곧 교회들의 연합과 화목으로 열매 맺었다.

선교를 위해 지방회가 연합하는 것도 멋지지만, 눈길을 끄는 게 하나 더 있다. 개포감리교회 교역자들의 다양성은 더 아름답다. 담임인 안 목사는 감신대 출신이다. 부목사는 목원대, 교육목사 침신대, 행정목사 독립교단, 심방전도사 장신대, 교육전도사는 감신대 침신대 협성대를 나왔다. 안 목사는 “우리 교회에 없는 것은 파벌, 학연, 지연, 인맥이고 교회 임원을 세울 때 학위, 고향, 직업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교회중심, 교단중심이 아닌 오로지 하나님 한 분만을 섬기는 교회이기에 가능합니다. 담임목사가 부교역자를 선택할 때 동문을 세우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우리 교회는 교역자들의 출신학교, 교단이 다릅니다. 또 대화를 나눠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추천을 받아 제일 처음 오시는 분으로 모십니다.”

해외선교뿐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자’를 청한 개포감리교회는 3개월마다 ‘독거노인 생신잔치’를 실시하고 있다. 인재육성을 위해 현지 외국목사를 초청해 감신대 국제대학원에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농촌미래청소년장학재단과 함께 탈북민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문화교실을 통해 클래식 악기, 외국어 회화를 가르치고 있다. 교회 버스는 일원동 주민센터의 행사차량으로 대기 중이다. 이 밖에 국내 미자립교회 및 장애인협회, 북한선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안 목사는 “진정한 교회는 초대교회의 모습대로 영혼을 구원하고, 세상에 살 길을 잃은 인생들에게 예수를 만나게 하여 참 소망을 소유케 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배우고 닮고 전하는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 때문에 그는 교회를 개척했고, 온 성도와 함께 선교의 지경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개포감리교회 1년 예산은 15억원이다. 해외선교비와 사회봉사 구제비로 40% 가까이 사용한다. 벌써 올해만 중국에 5000만원, 미얀마에 3000만원을 지원해 교회를 개척했다. 또 네팔에 소망의집 유치원도 세웠다. 이 밖에 인도, 탄자니아에 교회 봉헌예배를 드렸고, 중국과 피지에 선교사도 파송했다.

이 모든 게 교회 성도 1500여명의 합작품이다. 그들은 복음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드리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다. 목회자와 평신도가 선교를 위해 한마음이다. 희망과 활력이 넘치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