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목사·총대… 여성 참여 의무화하라”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종교개혁기념주일 제언
입력 2011-10-24 21:01
한국교회여성연합회(한교여련·회장 홍기숙)가 교회 내 여성 지도력을 세우기 위해 ‘여성의 참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종교개혁기념주일(30일)을 앞두고 나온 이들의 음성은 한국교회의 개혁과 성숙, 생명·정의·평화의 교회공동체를 바라는 교회 여성들의 제언이다.
한교여련은 “기독교한국침례회는 지난 9월 교단 총회에서 5년이나 끌어온 여성목사 안수건을 또다시 무효로 만들었다”며 “이번 침례교 여성목사 안수건을 접하면서 아직도 한국교회에서 여성의 지도력 참여와 발휘에 대한 장벽이 높고 견고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는 총대 1442명 중 여성은 7명뿐으로 2010년 12명, 2009년 13명에서 계속 줄고 있다”며 “통합이 여성 총대 확대 요청을 ‘의무’가 아닌 ‘권장과 지도사항’으로 의미를 희석시킨 것은 여성의 지도력 참여를 여전히 제한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여성 총대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교단은 여성의 참여를 단순한 권장이나 선택사항이 아니라 ‘의무사항’으로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는 720명의 총대 중 여성 총대가 56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3배가량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총회에서 “총대 수 20명 이상인 노회들은 의무적으로 여목사 1인 이상, 여장로 1인 이상을 총대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헌의안을 통과시킨 결과물이다. 언권위원을 포함하면 총 62명의 여성이 총회에 참석했다.
기독교대한복음교회는 134명의 총대 중 여성이 16명으로 12%에 이른다. 지난해엔 10%였다. 또 복음교회는 8명의 총회 임원 중 2명이 여성이다. 대한성공회는 전국의회 대의원 123명 중 여성이 24명(사제 4명, 평신도 20명)으로 19.5%에 달한다. 지난해 17.5%에 비춰보면 두 교단 모두 지속적으로 여성 총대 비율이 꾸준히 증가한 셈이다. 이는 곧 여성 지도력의 참여를 의무화한 데서 비롯됐다.
한교여련은 “세계교회협의회(WCC) 10차 총회를 준비하는 한국교회는 WCC 규정에 따라 여성 지도력을 30%를 넘어, 50%(청년 참여 25% 포함) 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조화롭고 평등한 교회 지도력이야말로 건강한 교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초이며 이를 위해서는 총회와 총회 임원회·상임위원회 등에 여성 지도력의 참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교여련은 다음달 2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교회여성, 정치를 논하다’라는 주제로 공개토론회를 갖는다. 교회여성들이 정치의 주체로서 가져야 할 바람직한 자세와 역할에 대해 논의한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