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외식 브랜드, 외국서 돈벌어 온다
입력 2011-10-23 23:25
비싼 로열티를 지급하고 던킨도너츠, 스타벅스, KFC 등 해외 외식업체 브랜드를 수입하던 우리나라가 국산 브랜드 수출에 팔을 걷어붙였다.
23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기업들이 현지 업체에 독점 사용권을 주고 브랜드 사용료를 받는 ‘마스터 프랜차이즈’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현지 파트너와의 계약을 통해 브랜드 가맹사업 운영권을 판매하는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본사가 직접 해외에 진출해 법인을 세우고 매장을 운영하는 것보다 투자 위험이 적다.
베이커리 브랜드 가운데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가 선도적으로 마스터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뚜레쥬르는 지난해 12월 국내 업계에서는 최초로 필리핀 리테일 기업인 EFC사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일에는 캄보디아 기업인 CBM사와 가맹점 운영 계약을 맺었다. 2004년 처음 진출한 미국의 경우 처음에는 해외법인 직영 매장으로 운영됐으나 사업이 안정화되면서 현재 매장 16곳 중 15곳은 가맹점 형태로 전환됐다.
SPC 그룹의 베이커리 브랜드인 파리크라상은 현재 중국, 미국 등에 현지 법인을 세워 각각 8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중동 지역이나 동남아 지역에서도 가맹점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등의 해외 브랜드를 수입하고 있는 업체가 이제 토종 브랜드를 수출하게 된 것이다.
제너시스 BBQ 그룹은 2006년 5월 일본에 가맹점 형태로 처음 진출한 이후 현재 중국, 베트남, 미국 등 56개국에서 35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로열티는 현지 매출의 3.5% 수준으로 받고 있다.
할리스커피도 말레이시아, 미국, 페루, 필리핀 등에 6개의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해외 브랜드가 지배하고 있는 커피 전문점 시장에도 수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마스터 프렌차이즈 진출로 국내 외식업체가 이미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에서 해외로 영역을 넓히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또 해외 업체에 로열티를 지급하기만 하던 형태에서 로열티 수입을 얻는 방식으로 한 단계 진화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외식업체의 경우 많게는 5∼6% 정도의 로열티 수입을 가져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진출하면 계약을 체결할 때 우리가 로열티 비율이나 원료 사용 조건 등을 요구할 수 있는 입장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특히 현지 소비자들의 기대에 비해 인프라가 낙후돼 있는 동남아시아에서 좋은 반응을 일으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