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박영석 원정대 수색 나흘째 표정… “영웅 돕겠다” 국내외 산악인들 합류
입력 2011-10-24 00:58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박영석 원정대를 찾기 위한 수색이 4일째 계속됐다. 국내외 산악인들은 박 원정대의 실종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수색 대열에 속속 합류하기 시작했다.
대한산악연맹은 박 대장과 강기석, 신동민 대원이 안나푸르나 남벽 출발점인 해발고도 5800m 근처에 있는 깊이 30∼40m 정도의 균열 지점에 빠진 것으로 보고 수색했으나 진전은 없었다고 23일 밝혔다. 수색에는 전날 투입됐던 한국인 산악 전문가 3명과 셰르파 7명이 투입됐다.
구조대는 박 대장 일행이 안나푸르나 남벽과 빙하가 맞닿은 지점에 형성된 ‘베르크슈룬트(Bergschrund)’에 갇혔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눈사태로 내려온 눈이 이 균열 속으로 들어가고 있으며 근처의 다른 지역에는 눈사태 여파가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구조대원 1명과 셰르파 1명이 베르크슈룬트 안으로 직접 들어가 박 대장 일행의 흔적을 찾았다.
연맹은 “균열 지점에는 아직도 크고 작은 눈사태가 발생하고 낙석이 떨어지는 등 위험이 있기 때문에 구조대원들이 매우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현재 수색에 참여하는 대원들이 체력 저하와 피로 누적을 호소함에 따라 24일 다른 대원들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조대의 긴급 요청에 따라 고성능 금속탐지기를 24일 보낸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최고 등반가들이 박 대장 일행의 구조에 함께하겠다는 뜻을 앞다퉈 나타냈다. 연맹은 24일 국내 대표적인 고산 등반가인 김재수(50) 연맹 이사와 김창호(42) 대학산악연맹 이사를 네팔로 긴급 파견한다. 이들은 지난달 해발 8201m인 초오유를 함께 등반해 안나푸르나 구조 지역인 5800m에서 고소증을 겪을 위험이 적다. 또 다른 14좌 완등자인 엄홍길(51) 대장도 구조에 동참하겠다며 항공권까지 끊었다. 하지만 연맹은 엄 대장이 최근에 고지에 등반한 적이 없어 후방 지원을 요청했다. 사단법인 대한산악구조협회에서는 전문적인 산악 구조요원으로 활동해온 진재창(46) 강성규(45) 구은수(41)씨 등 3명을 24일 급파할 예정이다.
해외 등반가들도 박 대장 일행의 실종에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다. 산악 전문지 익스플로러스웹의 편집장인 티나 슬로전은 “박 대장의 실종을 안타까워하는 해외 산악인들이 많다”고 위로를 전했다.
또 미국의 유명한 상업 등반가인 파브리조 상그릴리(38)도 익스플로러스웹을 통해 “박영석은 우리 모두에게 영웅”이라며 박 대장 일행의 구조에 자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