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박원순 지원 결정… 安 선거 관여로 젊은층 투표율 높아질 듯

입력 2011-10-24 00:48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3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범야권 박원순 후보를 공식 지원키로 결정했다.

박 후보 측은 이날 밤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오늘 저녁 안 원장이 박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주고 싶다. 어떻게 도움을 드릴지 내일까지 고민해서 말씀드리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앞서 박 후보와 안 원장은 21일 오전 7시쯤 서울 강남의 지인 사무실에서 회동해 30분 정도 선거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박 후보 측은 “회동에서 선거 흐름이 걱정이 되고 지나친 인신공격이 진행되는 것에 대해 안 원장이 박 후보를 위로했다”며 “두 사람이 개인적으로 연락하고 편하게 이야기하는 사이라서 두 사람만 만났다”고 밝혔다. 안 원장은 또 “여전히 박 후보를 응원한다”는 의사를 재확인한 뒤 “열심히 하시라”는 격려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선거전 막판까지 초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안 원장이 선거 지원에 나서기로 함에 따라 판세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안 원장의 ‘등판’이 젊은층의 적극적인 투표로 이어질 수 있어 투표율에 의해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양 캠프 진영에서는 투표율 45∼50%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표율이 45%보다 낮으면 나 후보가, 50%를 넘으면 박 후보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박 후보 측 우상호 대변인은 “막판 보수층 결집이 이뤄지고 있어 당초 예상보다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라며 “투표율 47%를 넘어야 우리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대 변수는 20·30대 투표율이다. 지난 18일 국민일보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가 20·30대에서 나 후보를 각각 20% 이상 앞설 정도로 젊은 세대는 야권 성향이 강하다. 그러나 여당 지지 성향이 뚜렷한 50대 이상 유권자들이 안정적인 투표율을 보이는 반면 젊은층은 투표율이 들쭉날쭉했다. 한나라당이 압승한 2008년 18대 총선에서 20·30대 투표율은 각각 28.5%, 35.5%였지만 야권이 승리한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20대 투표율은 41.6%, 30대 투표율은 46.2%였다. 역시 야당 승리로 끝난 지난 4월 분당을 보궐선거에선 20·30대가 출퇴근 시간 대거 투표에 나서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본부장은 “분당을 선거에서처럼 오전 11시 투표율이 20%를 넘고 오후 6시 투표율이 40%를 훌쩍 넘을지 여부가 중요한 관전포인트”라고 했다.

아울러 6·2 지방선거와 4·27 분당을 보궐선거 투표율이 젊은층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이용한 투표 독려 때문에 올라갔듯, 이번에도 SNS를 통한 독려활동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계수화하기 힘들지만 SNS를 통한 투표율 제고 효과는 5∼8% 정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장희 손병호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