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전시-덕수궁 미술관 ‘소통의 기술’展] 뉴미디어·영상·설치·디자인으로 通하다
입력 2011-10-23 17:30
대화가 잘 안되고 소통이 어렵다면 서울 덕수궁미술관으로 가보자. 이곳에서 12월 4일까지 열리는 ‘소통의 기술’ 전은 미술을 통해 다양한 소통의 방법을 모색해보는 자리다. 4명의 작가가 4개의 전시장을 각각 자기만의 방으로 꾸며 뉴미디어, 영상, 설치, 디자인을 통해 각자의 방식으로 소통을 이야기한다.
알바니아 출신 미디어 작가인 안리 살라(37)는 폐쇄적 사회에서의 소통과 개인의 관계를 모색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색채에서 ‘소통을 위한 힘’을 발견한 살라는 ‘색칠해주세요(Dammi i colori)’라는 작품으로 음울한 도시풍경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보여준다.
한국 작가 함양아(43)는 비둘기 목에 카메라를 달아 비둘기의 시선으로 옛 서울역사를 담은 영상작업 ‘버즈 아이 뷰(Bird’s Eye View)’ 등을 출품했다. 역사가 담긴 공간에서 인간과 공존해왔지만 인간이 쓰는 역사에는 등장하지 않는 비둘기들을 통해 역사의 소통에 대해 생각해본다.
알제리 출신 영상 작가인 필립 파레노(47)는 자신의 방 입구부터 천장 가득 황금색 말풍선을 가득 채웠다. ‘스피치 버블스(Speech Bubbles)’라는 이 작품은 우리가 말하지 못하는 것들이 머릿속을 떠도는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다.
쿠바 출신으로 디자인과 건축을 접목시켜온 호르헤 파르도(48)는 자신이 거주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인문화를 표현한 ‘불고기(Bulgogi)’를 선보인다. 한국식 만두의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는 동그란 방에 직접 수집한 한인들의 사진과 한국적인 장신구 등을 장식했다.
미술관 측은 “개인적인 일상과 사회적 메시지, 예술 간의 소통을 위해 활동해온 국제적 작가들의 작업이 동시대의 또 다른 공간인 서울에 사는 감상자들을 만나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02-2022-0600).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