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의 울림 청춘을 흔들다
입력 2011-10-21 17:30
I, STEVE/조지 빔 엮음/쌤앤파커스
공감의 한줄/강명석 등/북바이북
애플의 위대한 혁신가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뜨자 그가 만든 i세상에는 그가 남긴 말들이 떠돌았다. 말에서도 퓨전은 돋보였다.
“죽음은 삶의 가장 훌륭한 발명품”이라거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유일한 문제는 취향이 없다는 것” 같은 말은 인문학의 깊이와 예술의 유연함, 철학의 고뇌, 기술의 매끈함을 섞은 통찰로 두고두고 회자됐다.
미국 저술가 조지 빔이 엮은 ‘I, STEVE’는 잡스의 생전 어록 140여개를 원문과 함께 소개했다.
“(컴퓨터는) 우리 마음속을 달리는 자전거와 같다.”
“지난 10년간 일어난 일 중 돈은 내게 가장 가치 있거나 영감을 주는 대상이 아니었다.”
“아이디어 혹은 사람이 우리의 전부다.”
“정말 주의 깊게 듣되 그 다음에는 거기서 벗어나야 한다.”
“나의 임무는 직원들에게 관대해지는 게 아니라 그들이 더 나아지게 하는 것이다.”
이미 널리 알려진 어구 이외에 날렵하고 아름다운 잡스의 말들이 가득하다.
‘I, STEVE’가 어록집이라면 ‘공감의 한줄’은 안철수, 박경철, 김태원, 김난도 등 한마디의 말로 세상을 움직여온 각계 인사 25명이 가진 어법의 힘을 분석한 책이다. 우선 그들의 빛나는 말을 만나는 재미가 있다. “진실이 가지는 유일한 단점은 그것이 몹시 게으르다는 것”(공지영의 소설 ‘도가니’)이라거나 “모든 생명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터져나오는’ 거란 걸 어머니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김애란의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거짓은 단거리 경주고 진실은 마라톤 경주”(야구감독 김성근 인터뷰) 등은 울림 깊은 진실의 한 줄.
“나는 편파적이다. 그러다 편파에 이르는 과정은 굉장히 공정했다”(딴지일보 총수 김어준 인터뷰)와 “저는 영희가 아닙니다”(손석희의 ‘시선집중’ 인터뷰) 같은 논객의 한 줄은 연령과 성별, 입장을 뛰어넘어 통쾌한 소통과 유머를 만들어낸다. 정치인 노회찬의 한마디에서 ‘낙천성’을 읽고, 미학자 진중권에게서는 ‘뜨거운’ 전투력을 읽는 어록 분석이 덤으로 따라온다.
이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