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룡 목사의 시편] 하나님은 누가 만들었는가?

입력 2011-10-21 17:29


필자의 아들이 다섯 살 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아빠! 하나님은 누가 만들었어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했다. “응, 하나님은 누가 만들지 않고 원래부터 계셨던 분이야!” 이렇게 대답했지만 다섯 살 어린애가 이해하기에는 너무 큰 질문이었다.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그의 책 ‘만들어진 신’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기독교 신앙에 도전했다. “만일 이 세상을 어떤 설계자가 만들어냈다면, 그 설계자는 과연 누가 만들었는가?” 이처럼 ‘누가 하나님을 만들었는가?’라는 질문은 어린아이부터 유명한 과학자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이 궁금해 하는 점이다.

도킨스는 ‘만약 하나님이 우주를 만들었다면 그 하나님은 누가 만들었는가?’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제시할 수 없기 때문에 기독교의 하나님을 믿을 수 없다고 한다. 그렇다! 기독교는 이 세상을 그분의 목적대로 만드신 창조주 하나님의 존재를 믿으며, 그 하나님을 원래부터 존재하신 분으로 믿는다(출3:14).

그렇다면 기독교만 원래부터 있었던 궁극적 존재를 믿는가? 아니다! 진화론의 사상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 자연주의 철학도 전제가 있다. 무신론적 진화론자들의 전제는 ‘물질’이다. 그들의 교리는 다음과 같다. ‘물질은 원래부터 존재했고, 지금도 존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존재할 것이다.’ 그래서 도킨스도 물질체인 우주는 원래부터 있었고,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영원히 존재할 것이라고 믿는다. 기독교는 하나님이 원래부터 계셨다고 주장하고, 도킨스와 같은 무신론적 진화론자들은 우주(물질)가 원래부터 있었다고 주장한다. 양쪽 다 전제가 있는 것이다.

이제 도킨스의 질문을 되돌릴 때가 됐다. ‘우주는 누가 만들었는가?’ ‘우주를 만든 그 물질은 또 누가 만들었는가?’ 혹, 물질이 세상의 근원이요 모든 것의 바닥이라고 가정해보자. 우주는 단순한 물질체인 수많은 양성자, 중성자 그리고 전자들로만 구성된 것이 된다. 이 세계관에 의하면 이 세상은 우연히 만들어졌으며, 모든 것은 단순히 생성됐다가 소멸될 뿐이다. 이런 기계적 세계관에서는 항상 경험하는 인격적 교제를 설명할 수 없고, 수없이 존재하는 희망과 아름다움, 사랑과 기쁨 등을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기독교 세계관은 다르다. 이 세상은 인격체인 하나님에 의해 그분의 목적대로 창조됐다. 따라서 인간은 인생의 의미와 목적을 추구하고, 희망과 사랑, 정의와 아름다움 등의 가치를 기대하며 살 수 있다.

물질이 원래부터 있었는가? 아니면 하나님이 원래부터 계셨는가? 이 질문은 이 세상을 냉랭한 돌덩이로 볼 것인가? 아니면 의미와 목적을 추구하는 아름다운 인격체의 장(場)으로 볼 것인가? 어느 쪽이 현실세계를 좀더 잘 설명할 수 있는지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22일부터 토요일마다 기독교 변증가 서울 큰나무교회 박명룡 목사의 시편이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