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이폰4S 한국 판금 소송’ 낼까

입력 2011-10-20 21:34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4S에 대해 한국에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까.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19일 홍콩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서도 소송을 검토 중”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국 소송 제기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삼성전자 측은 “신 사장이 애플과의 소송과 관련해 강도 높은 수위의 발언을 하는 와중에 ‘검토 중’이라는 말이 확대해석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아이폰4S의 국내 출시 일정이 발표되지도 않은 상황이라 사실 검토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신 사장은 이날 “현재 검토하고 있고 결정된 바 없다. 이 자리에서 단정적으로 말할 게 없다. 결정하면 말씀드릴 시기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과 17일 프랑스·이탈리아, 호주·일본 등 4개국 법원에 아이폰4S 판매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상황을 봐가면서 소송 국가를 확대하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한국 소송은 함들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국에서 소송을 제기할 경우 삼성전자로서는 득 될 게 별로 없다. 업계 관계자는 “안방에서 소송을 제기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긴 하지만 재판 결과가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나오면 애플 쪽에서 편파 의혹을 제기할 것”이라면서 “한국 소송은 힘들고 하더라도 가장 마지막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국내 고객의 정서가 가장 큰 문제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6월 서울중앙지법에 애플 제품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소송 대상 제품은 기존 출시된 아이폰과 아이패드였다. 하지만 새로 출시되는 제품에 소송을 건다는 것은 얘기가 달라진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발매 당시 아이폰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의 입김 때문에 홍콩이나 필리핀보다 늦게 출시됐다는 불만이 있을 정도였다”면서 “아이폰4S의 국내 판매가 막히면 삼성전자에 대한 반발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아이폰 사용자는 지난 6월 말 기준 310만명가량으로 추산된다. 스마트폰 사용자를 2000만명으로 가정하면 15%가량이 아이폰 이용자인 셈이다. 특히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은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는 건수가 미국 다음으로 많을 정도로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