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가난한 농촌 돕는 세계선린회 회장 신익호 목사 “퍼주기가 아닌 자립할 수 있게 지원”

입력 2011-10-19 19:04


세계 각지의 가난한 농촌마을 자립을 돕는 비정부기구(NGO) 세계선린회 회장 신익호(76) 목사는 “퍼주는 식의 후원이 아니라 한 마을과 공동체가 자립할 수 있게 돕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신 목사는 19일 서울 종로2가 세계선린회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어린시절 6·25전쟁을 겪으면서 남을 도우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고 설명했다. 봉사가 삶이 된 지 60년이 넘는 셈이다.

신 목사는 서울 돈의동 초동교회에서 목회를 하던 중 세계YMCA 총무를 역임했던 고(故) 이수민 목사와 1992년 세계선린회를 설립하고 중국과 베트남의 낙후된 농촌마을을 돕기 시작했다. 지금은 도움을 주는 나라가 필리핀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스리랑카 불가리아 마다가스카르 등 8개국으로 늘었다. 그는 이 목사가 2006년 세상을 떠난 뒤 세계선린회 회장을 맡았다. 신 목사는 “단체를 이끄는 자리라 부담이 크다”면서도 “도움을 주는 곳의 사람들이 ‘목사님’이라고 부르며 손을 잡을 때의 기쁨 때문에 계속 일하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지난 5월부터 시작한 불가리아의 양배추와 감자 재배 사업은 원주민인 ‘집시’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 신 목사는 “집시들이 게으른 편이었는데 지금은 다들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기뻐했다. 말레이시아의 보르네오 지역에선 원주민의 요청에 따라 지난 3월 돼지 농장을 만들었다.

세계선린회는 내년 콩고와 키르기스스탄에까지 도움의 손길을 뻗칠 계획이다. 신 목사는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의 다른 나라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 각국 정부와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도움은 계속된다.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와 서울글로벌센터 다문화팀, 서울시외국인근로자센터를 운영하며 외국인 노동자들의 한국 정착을 돕고 있다.

이런 신 목사에게도 걱정이 있다. 그는 “특별히 홍보를 하는 것도 아닌데다가 유니세프나 월드비전 등 유명 단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후원이 적은 편”이라며 “후원만 늘어나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사업을 더 많이 하고 싶다”고 했다.

11월 3일에 열리는 ‘후원의 밤’ 만찬은 1년에 단 한 번뿐인 후원 행사다. 특히 이번 행사엔 93년부터 세계선린회의 도움으로 자란 필리핀인 도완 반 탄(36)씨가 한국을 찾아 더욱 뜻 깊다. 사업가로 성공한 그는 기부 의사도 밝혔다. 신 목사는 “우리의 도움으로 자란 친구가 다시 도움을 주겠다고 찾아오니 이보다 더 기쁠 수 없다”면서 “액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후원이 돌고 도는 기쁨이 더 크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