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코-가빈 “진정한 거포 가린다” 프로배구 용병대결 기대

입력 2011-10-19 18:48

“안젤코! 오랜만이야.”(신치용 삼성화재 감독)

“일본에서 뛸 때 한국으로 삼성화재 챔피언결정전 응원왔었습니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 기간 중에는 신 감독님께서 화내실까봐(팀 집중력 분산) 옛 동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았습니다.”(안젤코 추크 KEPCO45 라이트)

신 감독은 옛 제자에 따뜻했고, 안젤코는 옛 스승에 깍듯했다. 신 감독은 19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 베르사유홀에서 열린 2011∼2012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 감독 공동 인터뷰 석상에서 갑자기 안젤코 이름을 불렀다. 신 감독에게 안젤코 관련 질문이 나온 것도 아니었다.

신 감독은 다른 얘기(삼성화재 정규리그 예상 성적은 2, 3위)를 마친 직후 이제는 KEPCO45 선수단 테이블에 앉게 된 안젤코쪽을 쳐다보며 오랜만이라는 안부를 전했다.

2007∼2008, 2008∼2009시즌 ‘한국 아버지’ 신 감독 밑에서 삼성화재의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안젤코는 일본 생활을 접고 올 시즌부터 KEPCO45에서 뛴다. 신 감독의 정겨운 안부에는 안젤코의 예전 활약에 대한 고마움과 가빈 슈미트라는 걸출한 용병 때문에 안젤코를 다시 삼성화재 둥지로 받아주지 못한 미안함이 함께 녹아있는 듯 했다. 용병 공동 인터뷰에서 안젤코는 “한국에 돌아왔으니 이제 신 감독께 정식으로 인사도 드리겠다”고 예우를 다했다.

안젤코의 가세로 올 시즌은 더 치열한 용병열전이 예상된다. ‘구관’ 안젤코가 ‘현직’ 최고 용병 가빈(삼성화재·2m7·캐나다)의 아성을 얼마나 허물지 관심이다. 현대캐피탈 새 용병 달라스 수니아스(2m3)는 캐나다 출신으로 친구(가빈) 따라 한국에 온 케이스다. 삼성화재와 함께 2강으로 분류되는 대한항공은 슬로바키아 출신 네맥 마틴(2m), 나머지 4중 가운데 한 팀인 LIG손해보험은 밀란 페피치(2m·보스니아)를 내세운다. 서울 드림식스(옛 우리캐피탈)는 아직 새 용병을 구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부터 세트스코어 2대 3으로 패한 팀에게 승점 1이 주어지기 때문에 매 경기 막판까지 긴장감이 예상된다. 남자부 개막전은 22일 오후 2시30분 대전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지는 삼성화재-LIG손해보험전이다.

이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