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오늘의 아픔

입력 2011-10-19 18:22


어렸을 때만 해도 겨울철 놀이로는 팽이치기가 으뜸이었다. 끈이 달린 팽이채로 팽이를 친다. 팽이는 쳐야 돌지 잠깐만 내버려두어도 쓰러져 버리고 만다. 팽이가 갈채를 받을 때는 아파하면서도 돌고 있을 때이지 누워 있을 때가 아니다.

팽이 윗부분에 크레용으로 색칠을 해서 돌리면 정말 멋이 있었다. 아픈 채찍 속에서 아름다운 율동이 창조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아픔과 고난을 거쳐서 아름다움과 갈채와 행복이 탄생하는 것이다.

감은 푸를 때 떫다가 홍시가 되어서는 달다고 한다. 많이 떫을수록 홍시 때는 그만큼 달다. 푸를 때 별로 떫지 않은 것이 익으면 아무 맛도 없게 된다. 또 떫은 감이 오래간다는 사실이다. 인생의 떫은 맛을 많이 맛본 사람이 달콤하고 성숙한 인생이 된다.

인간이 사는 세상 안에 고통이 없는 곳은 없다. 고통이 있으면 달게 받자. 아픔이 있으면 정면으로 받아들이자. 진통을 피할 것이 아니라 굳세게 겪어내 그 속에서 내일의 기쁨을 뽑아내자. 진통 없이 좋은 것은 태어나지 않는다. 오늘의 아픔이 내일의 기쁨을 가져올 것이라는 소망을 간직하고 의연하게 아픔을 아파하라.

최승일 목사(서울 상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