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차세대 전투기 양산… 유로파이터 독일·스페인 생산기지를 가다
입력 2011-10-19 21:40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FX-3) 사업 유력 후보기종 가운데 하나인 유로파이터의 생산 공장이 지난주 한국 언론에 공개됐다. 공군은 8조2900억원이 투입되는 FX-3 사업을 통해 스텔스급 전투기 60여대를 도입할 예정이며, 유로파이터와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F-35, 보잉사의 F15SE가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유로파이터는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4개국이 공동 참여한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최첨단 전투기다. 한국 FX-3 선정 사업은 스페인 카시디안사가 담당하고 있다.
지난 13일 스페인 내 생산기지인 헤타페 공장에서 만난 한국프로그램 담당자 마리아노 바레나는 “한국 공군이 원하는 최적의 전투기가 유로파이터라 확신한다”며 “이 전투기가 한국 공군의 차세대 주력기종으로 선정된다면 첨단 기술을 이전하고 일부 전투기는 한국에서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에 필요한 핵심기술도 전수할 것이며 무인항공 체계에 대한 기술 이전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북쪽으로 15㎞ 떨어진 헤타페 공장에는 8대의 유로파이터가 조립 중이었다. 두 개의 생산라인으로 구성된
이 공장 왼쪽에서는 영국에서 만든 동체, 스페인이 제작한 오른쪽 날개와 이탈리아가 만든 왼쪽 날개, 독일산 부품들이 기술자들의 손에 의해 조립되고 있었다.
이 공장의 시험 조종사인 카를로스 피날리는 “유로파이터의 최대 강점은 감시반경이 넓은 AESA레이더 ‘캡터-E’가 장착돼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1425개의 송수신 모듈로 구성된 캡터-E는 차세대 전자식 레이더로, 경사판에 장착돼 있는 데다 상하좌우 이동이 가능해 기존 레이더보다 탐지범위가 넓어 최대 200도까지 탐지가 가능하다. 미국의 최신예 전투기 F-22에 장착된 레이더의 탐지반경은 120도 정도다.
또 특수소재로 제작된 유로파이터는 본체가 가벼워 유연성과 기동성이 뛰어나고 13개의 첨단 정밀 무기들을 장착할 수 있다. 신형 유로파이터에 장착될 미티어 미사일은 마하3의 속도에 사거리가 100㎞가 넘을 뿐 아니라 명중률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스페인 모론 공군기지에서 펼쳐진 비행시험에서 유로파이터는 특유의 고난도 고속기동을 선보이기도 했다.
반면 스텔스 기능이 미흡한 것이 약점이다. 독일 만싱 공장에서 만난 피티 마우테 마케팅담당자는 “유로파이터는 빠른 속도로 적의 레이더로부터 탐지되는 비율을 현격하게 낮췄다”며 “다른 전투기들에 비해 스텔스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로파이터는 현재 295대가 출고돼 영국 108대, 독일 75대, 이탈리아 57대, 스페인이 39대 등을 운용하고 있으며 70여대를 사기로 계약한 사우디아라비아에는 납품이 시작됐다고 한다.
헤타페·만싱=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