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만 도시 인제서 맞붙은 박근혜 vs 손학규
입력 2011-10-19 21:30
유력한 여야 차기 대권주자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강원도 인제에서 19일 맞붙었다. 10·26 인제군수 재선거에 출마해 접전 중인 한나라당 이순선, 민주당 최상기 후보가 두 사람의 지원을 요청했고 박 전 대표가 이 후보 측 지원유세에 나선다는 걸 전해 들은 손 대표가 ‘요격’을 위해 출동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19일 덕산리 합강 군인아파트 놀이터에서 군인 가족들과 간담회를 갖고 “여러분이 편안하고 행복해야 우리 안보도 튼튼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제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50년대 중반 5사단장을 지낸 곳으로 인구 3만1500여명의 80%가 군인 가족이다.
박 전 대표는 “군인 정년을 늘려 달라”는 한 주부의 부탁에 “군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고용복지 향상 차원에서라도 정년을 연장하고 재취업 문제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라도 (제가) 노력을 많이 해서 여러분들의 생활이 복되도록 국방부, 보건복지부 등과 의논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인제시장을 찾아 길거리 좌판에서 상인들과 3000원짜리 ‘올챙이 국수’(옥수수로 만든 국수)로 점심을 해결하며 민심을 청취하는 등 ‘식사 유세’ 행보를 이어갔다.
‘박풍(朴風)’ 차단에 나선 손 대표는 기린면사무소 앞 거리 유세에서 “대통령 아들을 감옥에 처넣으라고 이야기하진 않겠다. 그렇지만 민생이 도탄에 빠져 있고 가게는 문 닫고 식당에는 파리만 날리는데 어떻게 대통령이 민생은 돌보지 않고 퇴임 후 사저만 챙기고 있느냐”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손 대표는 인제버스터미널 인근 4일장터를 찾아서는 과거 춘천에서 몇 년간 칩거한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요전에 서울에서 유세를 하는데 강원도 사람이 지나가면서 나보고 ‘강원도 어디래요?’라며 강원도 사람이냐고 묻더라”면서 “나는 강원도가 제2의 고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잠룡은 20일 충북 충주시장 재선거 지원유세에도 동반 출격해 다시 격돌할 예정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