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 목사의 행복 칼럼> 행복in-행복人-행복印(29)

입력 2011-10-19 15:39

<송길원 목사의 행복 칼럼> 행복in-행복人-행복印(29)

말의 걸림돌을 제거해야

자꾸만 과속을 하는 바람에 불안해진 아내가 남편에게 이러쿵저러쿵 잔소리를 하고 바가지를 긁어대도 남편의 습관은 여전했다. 아무리 위협을 가해보고 때로는 애원을 해 보아도 고쳐지질 않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포기하기로 작정을 하고 있던 어느 날 좋은 생각이 하나 스쳤다. 아내는 남편의 운전석 핸들 위에다 이렇게 메모쪽지를 남겨 두었다. “여보! 당신이 운전을 하실 때는 언제나 찬송을 부르세요. 당신이 60킬로로 달릴 때는 ‘내가 매일 기쁘게 주의 길을 행함은’을 부르세요. 당신이 80킬로로 달릴 때는 ‘날마다 주께로 더 가까이’를 부르세요. 만약 당신이 100킬로로 달릴 때는 ‘요단강 건너가 만나리’를 부르세요. 당신이 120킬로로 달릴 수밖에 없게 되었을 때는 잊지 말고 다음의 찬송을 부르세요.‘나 이제 갑니다’. 당신의 사랑. 혜영 드림”

그래서 성경은 “잔소리 심한 아내는 쉴 사이 없이 떨어지는 물방울과 같다.”(현대어 성경 잠19:13)고 한다. 잔소리에 변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화만 돋구어 줄뿐이다. 이러한 원리는 자녀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한결같다. 필요한 것은 지혜인 것이다.

이는 말을 지혜롭고 친절하게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가정의 비극을 멈추고 지혜로운 대화를 위해서는 먼저 걸림돌(roadblocks)을 사용하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걸림돌이란 무엇인가?

여섯 살 된 아이가 어머니와 손을 잡고 길을 가다 보도블록에 걸려 넘어지면서 이마를 찧었다. 앙- 하고 우는 아이를 쳐다보곤 “얘, 그래가지고 보도블록이 깨지니? 더 세게 넘어져야 깨지지. 그리고 사내자식이 그 정도 아픈 것 가지고 온 동네 시끄럽게 울고 있어? 어서 뚝 그치지 못해!”

산수시험에 60점 받고는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에 조심스레 시험지를 내밀자마자 “얘, 이것도 점수라고 받아왔니? 공부하라고 해도 안 하더니 꼴좋다. 도대체 그 머리로 뭘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있어? 내가 너같이 멍청한 애 낳으려고 미역국 먹었니? 원통하다 원통해.”

수학여행비로 받은 돈 6만원을 잃어버리곤 미안함과 죄책감, 그리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조심스레 돈 잃어버렸다고 이야기하는 아이를 향해 버럭 소리 지르며 “아니, 넌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애가 허구한 날 줄줄 흘리고 다니니? 연필, 지우개 잊어버리고, 우산까지 잊어먹더니. 이젠 돈까지...... 그래가지고 집은 어떻게 찾아 왔어? 참 대단하다 대단해. 딴 게 대단한 게 아니고 너 대가리가 단단하단 말이다. 이 돌대가리야!”

이런 것을 두고 걸림돌이라 부른다.

걸림돌은 자녀의 고민을 제거하는 대신 오히려 문제 속으로 밀어 넣으며, 자존감을 손상시켜 관계를 악화시키며, 행동수정에 아무 도움을 주지 못한다. 동시에 자녀와의 대화를 방해하여 말문을 닫게 한다.

미국의 시카고 대학의 심리학자인 토마스 고든(Thomas Gordon)은 걸림돌이 자녀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자녀들이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게 만든다.

자녀들을 방어적으로 만든다.

자녀들이 논쟁하려 하고 반격하게 된다.

자녀들이 무능하고 열등하도록 느끼게 한다.

아이들을 화나고 분개하도록 만든다.

있는 그대로 수용될 수 없다고 느끼게 한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한 능력에 대해 불신 받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들이 이해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

감정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느끼게 된다.

방해받거나 거절당했다고 느끼게 된다.

좌절되게 한다.

마치 증인석에 앉아서 반대 심문을 받는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

부모가 자녀에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도록 만든다.

-송길원목사/가족생태학자, 행복발전소 하이패밀리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