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한덕수 주미대사, 한·미 FTA 처리 뒷얘기 소개

입력 2011-10-18 22:39


한덕수(사진) 주미대사는 17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2009년 3월 대사로 부임한 이래 자신의 ‘1번 임무’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와 이명박 대통령 국빈방문과 관련한 뒷얘기를 풀어놓았다.

-국빈 방문은 어떻게 성사됐나.

“우리 측이 1월 초에 올해 방미를 제안하면서 만찬이 포함된 ‘격이 높은 방문’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고했더니 최고 예우인 국빈 방문으로 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디트로이트 제너럴모터스(GM) 공장 방문은 FTA 협상 과정에서 자동차 부문이 항상 이슈가 됐기 때문에, 자동차 산업의 협력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집어넣은 것이다. 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 없었다면 FTA 비준은 아마 최소한 10월 말 이후로 늦어졌을 것이다. 콜롬비아와 파나마 대사는 나만 만나면 ‘한국 때문에 우리 FTA도 처리됐다’고 아주 고마워한다.”

-국빈 방문이 FTA 재협상의 대가라는 주장이 있는데.

“터무니없다. 우리가 방미를 제안한 올 1월에는 이미 추가협상도 끝난 상태로 의회 절차만 남았었다. 정부 내에서도 이에 대한 논쟁이 있었으나 협상 내용이 변경될 여지가 없다고 보고했다.”

-FTA 의회 처리와 관련해 고비가 없었나.

“오바마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는 FTA를 강하게 반대했었다. 취임 초기 건강보험제도 개혁, 금융개혁, 기후변화 등 국내 문제가 정책 우선순위였다. 국내 문제를 해결하고 난 뒤 추진력이 붙으면 FTA 이슈를 검토한다는 게 백악관 참모진의 생각이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