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편안… 원더플” 7개국 대사부인 박재원 패션쇼 모델로
입력 2011-10-18 17:34
“매우 예술적이면서 빛나는 느낌입니다. 창작성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면서도 입었을 때 굉장히 부드럽고 편안합니다.”
17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서울아동복지후원회를 위한 자선패션쇼에 모델로 섰던 유제니아 벨로바 슬로바키아 대사부인은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벨로바 부인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 아동들을 위해 기꺼이 패션모델로 나섰던 독일 우즈베키스탄 남아프리카공화국 레바논 엘살바도르 등 7개국 대사부인들은 한결같이 옷이 독창적이면서도 아름답고 편했다고 칭찬했다. 이들이 입었던 옷은 디자이너 박재원(70)씨 작품이다.
대사부인들이 감탄을 쏟아내자 박씨는 “좋은 일에 힘을 보태기 위해 나섰는데 넘치는 칭찬을 받았다”면서 50여년 동안 꾸준히 해 온 작업을 외국인들이 알아줘서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박씨는 20대 때부터 원단을 특수가공해 주름을 만드는 작업을 해왔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의 플리츠와 유사한 기법이지만, 박씨는 옷을 만들 때 입체 재단을 해 이세이의 플리츠보다 착용감이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52벌을 선보인 이번 쇼에선 특히 주름원단에 패딩 처리를 하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한겨울에도 따뜻하게 입을 수 있고, 또 안팎으로도 입을 수 있는 실용성으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주름원단에 아주 이질적인 모피를 더한 의상들도 눈길을 끌었다.
박씨는 이번 패션쇼의 수익금 전액을 서울아동복지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 후원회는 1953년 당시 주한 미국대사 부인이었던 루시 브릭스 여사와 대사관 직원 부인 등이 전쟁고아와 장애아동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설립한 봉사단체다. 현재 12명의 한국인 회원과 미국인 회원으로 구성된 이 단체는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장애인 단체를 돕고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패션문화협회 이사인 박씨는 95년 첫 광주비엔날레에서 패션페스티벌 위원장을 맡아 국내 최초로 ‘국제 미술 의상전’을 기획해 성공적인 전시를 마쳤다. 그 공로로 96년 국민문화포상을 받았다. 광주에서 활동하던 박씨는 2005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부근에 숍을 마련,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