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독재 상징 ‘알아지지아 요새’ 시민공원으로 꾸민다
입력 2011-10-17 18:11
리비아 무아마르 카다피의 42년 독재를 상징하던 밥 알아지지아 요새가 시민공원으로 탈바꿈한다.
리비아 시민군이 불도저로 수도 트리폴리 밥 알아지지아 요새의 초록색 담장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고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시민군 측 장군인 아흐마다 가르고리는 “독재의 상징인 요새를 부수기로 한 것은 혁명적 결정”이라면서 “이곳은 모든 리비아인이 들어올 수 있는 시민공원으로 변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밥 알아지지아는 ‘찬란한 문’이라는 뜻의 복합시설단지로 카다피의 관저와 군부대가 위치해 있었다. 약 6㎢ 면적에 지하에는 유사시 피신할 수 있는 벙커와 미로처럼 얽힌 탈출로가 있다. 카다피는 이곳에서 지지자를 향해 연설을 하곤 했다. 그는 지하 탈출로를 통해 밥 알지지아를 빠져나간 것으로 추측된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은 지난 3월 리비아 공습을 시작한 뒤 이곳을 주 타깃으로 삼았다.
밥 알아지지아의 함락은 카다피 독재 정권이 무너진 것을 알리는 상징적 역할을 했다. 시민군은 지난 8월 23일 이곳을 장악하고 독재의 종식을 선포했다. 평소에는 높은 담과 철조망으로 시민 접근이 용납되지 않는 곳이었다. 파룩 알제니(25)는 “경계가 삼엄해 예전에는 요새의 벽에 손도 못 대봤다”며 감격했다.
알아지지아는 시민군 측이 이날 담을 부수기 전부터 열린 공공장소 역할을 했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이곳을 찾아 독재정권 축출의 경험을 학습시켰다.
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