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1만7000여자, 예서체로 한지에 옮겨… 서예가 문영오 교수 작품전

입력 2011-10-16 19:40


40년 필력의 서예가가 논어 전문을 3년에 걸쳐 한지에 옮긴 작품(사진)으로 전시를 연다.

주인공은 올해 고희(古稀)를 맞은 일여(一如) 문영오 동덕여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로 최근 1만7000여자에 이르는 논어 전문을 필묵을 통해 서예작품으로 승화시켰다.

논어의 모든 한자를 중국 한대(漢代)의 일용문자인 예서체(隸書體)로 옮긴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작품을 이으면 전체 길이가 100m를 넘는 분량이다.

문 교수는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논어 작품을 비롯해 5가지 서체 작품을 고루 엄선, 총 100여점을 선보이는 ‘종심(從心·일흔살) 기념 서예전’을 연다. 그는 “성현(聖賢)의 말씀을 옮기는 작업이다 보니 긴장이 쌓이면서 달팽이관이 떨어져 나가 어지럼증으로 한동안 고생을 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2001년 이순(耳順)을 맞아서는 노자의 도덕경 전문 5300여자를 해서체(楷書體) 작품으로 완성하기도 했다. 2006년 대학 정년퇴직 당시 퇴직금 일부를 장학금으로 내놓았던 그는 이번 전시 수익금도 후학 양성을 위한 장학기금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문 교수는 당대 최고 서예가로 이름을 날렸던 여초(如初) 김응현(金膺顯·1927∼2007) 선생을 사사했다. 2001년 전남 해남군이 고산 윤선도를 기려 제정한 제1회 고산문학대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02-720-3048).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