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왜 뛰어? 버스 타면 되지!”… 英 아마 마라토너 ‘얌체짓’ 3위로 골인 뒤 들통나 망신

입력 2011-10-12 19:21


‘먼저 양심이 있어야지.’

영국의 아마추어 마라토너가 레이스 중간을 버스로 얌체 이동한 뒤 태연하게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사실이 들통나 실격 처리됐다.

12일(이하 한국시간) BBC, 더 선 등 보도에 따르면 육군 정비사 출신의 롭 슬론(31)은 지난 10일 잉글랜드 북부 노섬벌랜드에서 벌어진 킬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32km 지점에서 체력 저하를 느끼자 관람객 이동용 셔틀 버스에 올라탔다.

슬론은 버스를 타고 8㎞ 가량을 이동했다. 슬론은 결승선을 앞두고 숲이 우거진 지점에서 내린 뒤 다시 자연스럽게 레이스 대열에 합류했다. 슬론은 42.195km를 다 달린 것처럼 태연히 3위로 골인했고 메달까지 받았다. 시민들이 참가하는 축제성 마라톤 대회여서 부정행위 적발 등 대회 운영도 그리 빡빡하지 않았다.

그런데 뒤늦게 결승선에 들어온 몇몇 참가자들이 슬론이 3위를 한 것이 이상하다며 대회 본부에 문제를 제기했다. 슬론이 자신들보다 앞서 달리거나 자신들을 지나쳐 앞으로 치고 나가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슬론에 이어 4위로 들어온 참가자도 뭔가 잘못된 것 같다며 동조했다. 슬론은 전날 10km 단축 마라톤 우승자여서 참가자들 사이에 얼굴이 어느 정도 알려진 상태였다.

난처한 상황이 되자 슬론은 “나는 풀코스를 다 뛰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회 본부가 슬론을 불러 경위를 조사해 보니 슬론은 약 5마일(약 8㎞)을 버스로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회 본부 관계자는 “슬론이 잘못을 시인했으며 사과도 했다”고 말했다.

이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