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1월 인사설 무성… 그룹측 “12월 돼야 할 것”
입력 2011-10-10 18:40
삼성이 조기 인사설로 뒤숭숭하다.
지난달 초부터 삼성의 연말 인사가 한 달가량 앞당겨질 것이란 소문이 증권가 등을 중심으로 계속 불거지고 있다.
하지만 삼성은 부인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10일 “연간 회사 실적과 임원 실적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11월로 정기인사를 앞당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특히 매년 12월 1일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을 하고 수상자들을 한 계급 특별 승진시키는데 이들을 빼고 인사를 하지는 않기 때문에 12월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소문이 끊이지 않는 것은 지난 6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테크윈 부정비리 사건을 질타한 것을 계기로 그룹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과 각 계열사 감사팀이 대대적인 감사에 나선 것과 무관치 않다.
당시 이 회장은 “삼성의 자랑이던 깨끗한 조직문화가 훼손됐다”며 “삼성테크윈이 우연히 (부정부패 사례가) 나와서 그렇지 (그룹) 전반에 부정부패가 퍼져 있는 것 같다”며 대대적인 사정을 예고했었다.
이 회장이 삼성테크윈 CEO를 즉각 교체한 것이나 사업연도 중간인데도 실적이 부진한 장원기 삼성전자 액정표시장치(LCD)사업부장 사장을 사실상 경질하고 메모리반도체, 시스템 대규모집적회로(LSI), LCD 등 부품 사업을 모두 맡는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총괄을 신설해 권오현 사장을 임명한 것도 정기인사 조기 단행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삼성 측의 설명대로 오는 12월에 인사가 이뤄질 경우 비위사실에 연루된 인사들의 대대적인 물갈이와 함께 이 회장이 강조한 여성 임원들의 중용이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부 계열사의 경우 비위사실에 연루된 인사는 물론 최고경영자(CEO)까지 관리 책임을 물어 임원의 20∼30%, 심지어 최대 50%를 물갈이하기로 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3분기가 지나면서 서서히 계열사별 또는 회사 내 사업부별 실적이 드러나는 만큼 CEO급 임원을 상대로 ‘영전’과 ‘좌천’ 리스트를 작성한다는 소문도 떠돌고 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