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72만CO₂t 감축… 기업 ‘온실가스’ 비상
입력 2011-10-10 22:00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는 포스코 삼성전자 등 458개 업체는 내년도 예상배출량(BAU)의 1.44%를 감축해야 한다. 사상 처음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부여된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지만 정부의 ‘녹색성장’ 구호가 무색할 정도로 감축 목표는 적게 설정됐다는 지적도 많다.
정부는 연간 12만5000CO₂t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 대상 업체 458개에 2012년 목표를 확정해 통보했다고 10일 밝혔다. CO₂t은 이산화탄소 메탄 등 6개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량으로 환산한 값이다.
관리업체들의 2012년 온실가스 BAU는 6억600만CO₂t, 배출허용량은 1.44%인 872만7000CO₂t이 감축된 5억9800만CO₂t으로 설정됐다.
감축 목표량의 95.4%인 832만5000CO₂t은 산업·발전 부문의 366개 업체 몫이다. 업종별로는 발전·에너지 364만5000CO₂t, 철강 132만CO₂t, 반도체·디스플레이·전기전자 108만9000CO₂t, 석유화학 77만CO₂t, 시멘트 50만5000CO₂t 등 순으로 감축량이 결정됐다. 평균 감축률은 반도체·디스플레이·전기전자 2.92%, 통신 1.97%, 발전·에너지 1.50% 순으로 높았다.
포스코 삼성전자 등 대기업 10개사의 온실가스 감축량이 산업 부문 목표치의 54.1%를 차지한다. 포스코는 산업부문 감축 목표의 20.6%에 달하는 96만3000CO₂t을 줄여야 한다. 삼성전자 42만9000CO₂t, LG디스플레이 32만7000CO₂t, 현대제철 19만2000CO₂t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목표치 달성을 위한 기술개발 등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포스코는 “폐열회수 개발에 주력하는 등 에너지 절약과 효율을 높이는 데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기업체 관계자는 “감축량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아 부담스럽다”며 “그러나 환경보호라는 당위성도 있고 정부의 중점 추진정책인 만큼 최대한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감축량이 너무 적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정부는 3년 전 녹색성장을 선포하면서 202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BAU 대비 30% 감축하겠다고 했다. 단순 계산하면 올해부터 해마다 3% 포인트 이상 줄여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에 감축률을 2013년 3.3%, 2015년 10%, 2020년 30%로 급격히 늘리는 것으로 설정했다.
기업체가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정부가 개선 명령을 내릴 수는 있지만, 지키지 않아도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질 뿐이어서 정부 감축 목표가 제대로 실현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기업들이 온실가스 감축 준비가 덜 돼 있는 데다 감축 설비투자와 기술개발 효과가 2010년대 후반에나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 달성은 문제없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