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난 사악한 사람 아니다”

입력 2011-10-10 18:18

한 달째 구속 수감 중인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보석 심문이 진행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부장판사 김형두)는 10일 열린 곽 교육감의 3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보석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황갈색 수의를 입고 나타난 곽 교육감은 “누구한테 물어도 내가 얼마나 직선적이고 투명하게 깨끗한지 알 것”이라면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건넨 2억원은 선의”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나는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정도로 사악하지 않다”면서 보석 신청을 받아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임승빈 교육감 직무대행 체제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무상급식이나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 주요 정책을 진행하는 데는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곽 교육감이 취임 이후 가장 강력하게 밀어붙인 무상급식 확대 방안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시교육청은 초등학교 1∼4학년까지 실시하는 무상급식을 올해 말까지 초등학교 전 학년으로 확대할 방침이었지만 지난 8월 주민투표 무산 이후 진전이 없어 정책이 실현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하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시장 선거 등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교육감이 공석이어서 주요 정책이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임 직무대행도 주요 정책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서울시의회에서 첫 공식발언을 통해 “주요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면서도 “사회적 파장과 찬반 논란이 심한 일부 과제는 다양한 의견수렴과 시의회와의 협의를 거쳐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지난해 서울시교육감 선거 단일화 과정에서 박 교수를 매수한 혐의로 지난달 10일 구속됐다. 이후 지난달 30일 “지금까지 충분한 수사가 이뤄졌고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면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자 보석을 신청했다.

정부경 노석조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