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오다기리 조·판빙빙 출연… ‘마이웨이’ 베일 벗다
입력 2011-10-09 18:07
‘은행나무 침대’(1996) ‘쉬리’(1999) ‘태극기 휘날리며’(2004)를 연출한 강제규 감독의 7년 만의 복귀작, 장동건과 오다기리 조, 판빙빙 등 한국과 일본 중국 월드스타들의 출연, 순수 제작비 280억원의 국내 영화사상 최대 블록버스터….
오는 12월 개봉될 예정인 ‘마이웨이(MY WAY)’가 베일을 벗었다. ‘마이웨이’ 제작사 측은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CGV 센텀시티 상영관에서 감독과 주연 배우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작발표회를 열고 하이라이트와 제작 에피소드 등을 공개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노르망디에서 연합군에게 붙잡힌 포로 중 독일 군복 차림의 동양인이 찍힌 사진 한 장에서 출발한 이 영화는 1940년대를 배경으로 한국과 일본 두 젊은이의 대결과 우정, 희망을 담아내고 있다.
강제규 감독은 “전쟁의 가해자나 피해자의 사실을 극화한 내용이라기보다는 전쟁이라는 소용돌이에 묻혀서도 꿈을 잃지 않는 한 인간과 그 꿈 때문에 결국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는 휴먼이 기본인 영화”라고 설명했다.
제2의 손기정을 꿈꾸는 조선 청년 김준식 역은 장동건이, 준식과 대립했지만 점차 그에게 마음을 여는 일본군 장교 다츠오 역은 오다기리 조가 맡았다. 판빙빙은 가족의 원수를 갚기 위해 일본군 부대에 뛰어든 명사수 쉬라이로 출연했다.
배우들은 전투와 액션 신이 많아 촬영 과정이 무척 힘들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동건은 “‘태극기 휘날리며’를 마치고 나서 전쟁 영화는 더 이상 못 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3년 전 강 감독님이 직접 연출한다는 얘기를 듣고 결정을 아주 쉽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호흡을 맞춘 오다기리 조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진지했고, 자신의 임무에 대해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는 배우”라며 “마음이 잘 통했다”고 말했다.
오다기리 조는 “굉장히 힘든 촬영의 연속이었다. 하루하루 어떻게든 견뎌야지 그런 생각으로 촬영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동건에 대해 “정말 훌륭한 배우다. 연기할 때 상대를 배려하는 게 느껴졌다”면서 “완벽하고 이상적인 남자라 내가 만약 여자라면 반할 거라고 생각했다. 사실은 남자인데도 반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촬영 중 가장 위험했던 장면을 묻는 질문에는 “장동건과 주먹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싸우는 장면에서 제 펀치가 그의 얼굴에 진짜 맞았는데 그 순간 소름이 쫙 돋았다”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의 얼굴에 상처를 냈으니 한국에 다시는 입국 못하는 게 아닌가, 국제적인 문제가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판빙빙도 “총격 신과 격투 신이 매우 많아 힘들었지만 장동건, 오다기리 조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두 분은 평소에도 너무 멋진 분들이지만 영화 속에서 카리스마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에 처음 출연한다는 그는 “촬영 중 거의 유일하게 배운 한국말이 ‘피곤해요?’다. 장동건씨가 촬영이 끝나면 항상 다정하게 그렇게 물어서 ‘안 피곤해요’라는 말도 배웠다”고 말해 발표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 동안 라트비아 등 유럽과 한국에서 촬영한 ‘마이웨이’는 국내에서는 12월, 일본에서는 내년 1월 14일, 중국에서는 1월 하순에 개봉될 예정이다.
부산=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