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풍경-서울 신광교회] “우리 목사님, 총회장에 딱이죠” 기쁨 나눠
입력 2011-10-09 20:01
‘유정성 담임목사님 제96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당선’. 9일 서울 등촌동 신광교회에 도착하자 총회장 당선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교회 현관엔 총회장 당선을 축하하는 화환이 줄지어 서 있었다.
김옥산(70·여) 권사는 예배 시간이 2시간이나 남았지만 비슷한 연령대의 권사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우리 목사님이요? 총회장을 맡고 그렇게 바쁘신 데도 대심방을 하고 계세요. 총회 마친 그날 저녁에도 철야예배를 인도하셨다니까요. 설교도 잘하시고 꼼꼼하면서도 인자하세요. 정말 젊은 사람 저리가라에요.”
교회는 지역 특성상 독거노인이 많이 출석한다. 오전 10시30분 지하 식당에서 만난 김명숙(51·여) 집사와 최영란(64·여) 권사는 된장국과 고등어조림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었다.
김 집사는 “주변에 연세가 많은 분들이나 독거노인이 많다보니 꼭 따뜻한 국물과 씹기 편한 반찬을 준비한다”면서 “부모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200여명의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웃었다. 유정성 목사는 “교회를 중심으로 반경 1.5㎞안에 7만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데 노년층이 많다”며 “특히 영구 임대아파트 7000세대에 거주하는 분들 중 사회에 대한 피해의식과 우울증, 고독감 등을 느끼고 계신 분들이 다수 있어 교회의 역할이 크다”고 했다.
오전 11시 예배에서 기도자는 담임목사의 총회장 업무 수행과 건강을 위해 중보기도를 했다. 오세광 부목사는 “총회장 취임 감사예배가 총회와 노회, 교회 주관으로 오는 16일 서울 수유동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열리니 기쁜 마음으로 참석하자”면서 “가을 대심방이 총회 일정과 겹치면 다음번으로 연기될 수 있으니 이해해 달라”는 광고를 했다. 성도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유 총회장은 바쁜 총회 일정에도 시간을 쪼개 21개 구역 중 5개 구역 심방을 마쳤다고 한다.
교인들은 사회 참여적인 한국기독교장로회의 전통을 자랑스러워하는 분위기였다. 박연옥(55·여) 권사는 “목사님이 나 혼자만 거룩하게 신앙생활 하기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창조질서에 어긋난 것들을 위해 기독교인이 치유와 회복에 힘써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고 말했다. 김 권사는 “그렇다고 성령의 중요성을 소홀히 하는 것도 아니다. 설교 때마다 성령충만함을 받아야 충성과 헌신할 수 있다고 강조하신다”고 귀띔했다.
김광수(54) 안수집사는 “보수적인 장로교회에 출석하다가 5년여 전 교회에 정착한 뒤 처음엔 강단에서 사회정의를 외치시는 목사님의 설교가 익숙치는 않았다”면서 “제주해군기지 건설 등 사회적 이슈를 놓고 기도하는 분위기에 지금은 많이 동화됐다”고 웃었다.
교회는 2000년부터 시작한 교구협의회와 5대 종단 협의회 참여를 통해 새터민과 불우 청소년, 독거노인 등을 돌보고 있다. 특히 매주 금요일 오후 3시 장애우들을 위한 예배를 드리는 데 간식과 선교비를 지원한다.
김보화(22·여) 씨는 “매스컴을 통해 목사님이 얼마나 큰일을 맡게 되셨는지 알게 됐는데 예전처럼 교회와 사회를 위해 관심을 갖고 일 하실 것을 믿는다”고 했다. 이무웅(70) 선임 장로는 “목사님이 성령충만하고 정말 믿을만한 분이기에 시무장로 6명이 똘똘 뭉쳐 받들고 있다”면서 “목사님처럼 사회구원과 성령충만을 강조하는 폭넓은 시각이야말로 한국교회 지도자가 갖춰야할 덕목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교회 연혁
-1980년 유정성 목사, 서울 반포동 상가서 개척
-1996년 서울 등촌동 성전 입당
-2005년 교회 창립 25주년 기념예배
◇주요 사역
-저소득층 위한 선물 나눔
2007년부터 매년 설날, 추석, 어버이날 저소득층 70가구에 생필품 전달
-연합단체 통한 나눔사역
2000년부터 교구협의회를 통한 지역선교·나눔 동참
2009년부터 선종교협의회 바자회 개최, 불우 청소년에게 장학금 지급
-어린이 교육선교
1997년 신광어린이집 운영(정원 60명)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