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소비지수 ‘꿈틀’… 수도권 분양시장 10월엔 기지개 켤까
입력 2011-10-09 17:17
오랫동안 움추렸던 수도권 분양시장이 10월에는 어깨를 펼지 주목된다. 대형 건설사들은 그동안 미뤄왔던 물량을 내놓기 시작했고, 수도권 견본주택에는 청약 희망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 초부터 지방을 뜨겁게 달궜던 분양열기가 수도권으로 옮겨갈 지가 10월 분양시장의 관전포인트다.
한국주택협회는 회원사들의 분양계획을 조사한 결과 10월 한달동안 전국에서 3만2709가구를 분양할 것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동월(1만665가구) 대비 배 이상 늘었고, 최근 3년 동월 평균(2만1411가구)과 비교해도 52.8% 증가한 것이다. 게다가 이번 10월 물량은 2009년 10월(3만7923가구) 이후 2년 만에 최대물량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8927가구, 인천 149가구, 경기 1810가구로 서울·수도권에서만 1만886가구가 공급된다. 지방은 부산 3156가구, 광주 996가구, 대전 4944가구, 충북 780가구, 충남 6954가구, 전남 548가구 경북 880가구, 경남 2951가구, 제주 614가구 등이다.
분양물량이 늘어난 것은 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건설업체들이 그동안 시장 침체를 이유로 미뤄왔던 물량을 해소하려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최근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되는 기미를 보이는 등 주택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기대도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연구원이 조사한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지난 7월(125.5)이후 급격히 개선돼 8월에는 129.9로 전월대비 4.4포인트 상승했으며 수도권도 124.8로 전월(119.5)대비 5.3포인트 높아졌다. 국토해양부가 집계한 실거래가 신고자료도 지난 8월 전국 4만4049건으로 전년도 동월대비 42.1% 증가하는 등 매매가 조금씩 활기를 띠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건설사들이 조기분양을 위해 분양가를 대폭 낮추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견본주택에 인파도 몰려들고 있다.
동부건설이 인천 계양구 계양역 부근에서 분양한 ‘계양 센트레빌2차’는 평균 1.13대 1의 경쟁률로 최근 마감됐다. 청약 3순위까지 709가구 모집에 총 798명이 신청했다. 전용면적 84∼145㎡ 가운데 대형 평형에서만 일부 미달분이 나왔다.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높았음에도 이 정도 분양성적을 거둔 것은 침체된 수도권 시장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난달 30일 문을 연 래미안 크레시티 견본주택에는 3일간 1만5000여명이 몰리는 등 성황을 이뤘다. 전농동 전농7구역 재개발 단지에 들어서는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는 지하3층∼지상22층 31개동 규모로, 총 2397가구 중 486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일반 분양물량 중 전용면적 121㎡(46평형)의 3.3㎡당 분양가를 1300만∼1400만원대로 책정해 소형평형 분양가(3.3㎡당 1400만∼1500만원대) 보다 낮췄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46평형의 경우 서울시내 평균 매매가 보다 3.3㎡당 300만원 정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청약 첫날인 7일 84㎡ 이하 물량은 1순위에서 마감돼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대형 평형은 미달분이 많았으나 동부건설의 ‘계양 센트레빌 2차’ 역시 1, 2순위에서 대거 미달됐다가 3순위에서 대부분 마감됐기 때문에 2, 3순위 청약 결과가 주목된다.
대우건설이 지난달 30일 문을 연 ‘서수원 레이크 푸르지오’ 견본주택에도 오픈 이후 나흘간 총 3만 50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경기도 수원시 입북동에 들어서는 ‘서수원 레이크 푸르지오’는 지하 2층∼지상 30층 총 13개동, 전용면적 59∼84㎡ 1366가구로 이뤄진 중소형 대단지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740만원대부터 시작된다. 인근 입주 2년차 아파트보다 3.3㎡당 약 200여만원 정도 낮게 책정됐다. 청약 첫날인 6일 1순위에서 59㎡는 마감됐고, 전체적으로 73% 청약율을 보였다. 워낙 대단지여서 1순위에 이 정도 청약율을 기록한 것은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10일엔 3순위 청약이 진행된다. 대우건설이 충남 서산에서 평균 분양가 3.3㎡당 695만원에 공급하는 ‘서산 예천 푸르지오’는 지난 5일 1순위에 마감됐다. 평균경쟁률은 3.45대 1이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