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깊어가는 백화점 빅3… 공정위 판매수수료 인하 재차 압박

입력 2011-10-06 19:37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업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매수수료 인하 재차 압박에 고민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유럽발 재정위기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경제가 불안한 데다 판매수수료 인하 압박이 계속되는 등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겹치자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백화점 3사 대표는 정채찬 공정위 부위원장을 만나 판매수수료 인하 방안을 논의했지만 양측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화점 3사 대표들은 중소기업을 자사 백화점을 통한 매출액 기준으로 10억원 이하부터 50억원 이하까지 모두 5개 구간으로 나누고, 각 구간별로 3∼7% 포인트 수수료를 차등 인하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공정위는 수수료를 더 내린 안을 만들어 이번 주말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것”이라며 “공정위 측에서는 수수료를 더 인하하는 안을 요구하고 백화점 측에서는 더 이상 어렵다는 얘기만 오갔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도 “논의에 진전이 없어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공정위의 판매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해지자 백화점들은 일부 국내외 주주들로부터 항의도 받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외국 주주뿐만 아니라 소액 주주도 반발하고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 영업이익을 10% 감소시킨다고 하니까 반응이 당연히 안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본격적인 긴축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롯데그룹은 올 하반기 각종 판촉비와 광고비, 접대비 등 불필요한 소모성 경비 지출을 최대한 줄인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는 정용진 부회장 취임 이후 강조했던 ‘슬림 워크(slim work)’를 더욱 철저히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현대백화점도 경영 환경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소모성 경비를 최대한 줄이는 긴축경영 체제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유통업체들은 특히 공정위의 압박을 견디지 못해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내놓아야 할 경우 연말 성과급을 대폭 삭감하거나 아예 지급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권지혜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