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시위’ 조직화… 참여 인원 급증세

입력 2011-10-06 19:06

월스트리트에서 시작된 시위가 조직화된 대규모 시위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인근 폴리 스퀘어에는 지난 3주간 시위 규모 중 최대인 약 1만명이 모여 월스트리트 방향으로 행진을 벌였다고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시위대에는 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산업노조총연맹(AFL-CO)과 뉴욕시 교원노조, 자동차 제조업 노조, 운수노조 등 주요 직능단체가 대거 참여했다. 2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뉴욕 시립대 교직원단체 대표와 전국 간호사연맹(NNU) 대표도 참가했다. 진보적 시민단체 무브온(moveon.org)도 시위에 합류했다.

시위대는 “미국을 구하라” “우리가 99%다”라고 외치며 행진했다. 경찰은 차량 통제를 할 뿐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았고 시위는 충돌 없이 진행됐다.

그동안 시위는 자발적이지만 조직적이지는 못했다. 하지만 시위 경험이 많은 노조가 참여함에 따라 앞으로 시위대가 더욱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당장 6일 워싱턴DC 프리덤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어 경찰을 긴장시키고 있다. 워싱턴DC 경찰노조 위원장 크리스 보먼은 “워싱턴 경찰은 시위, 행진에 익숙하다”면서 “경찰은 시위대의 권리를 존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2002년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를 앞두고 폭력시위가 벌어졌던 적이 있어 경찰은 이번 시위가 폭력 양상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시위대 측은 폭력 시위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피자 체인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공화당 대선 후보 허먼 케인이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시위대를 향해 “일자리가 없는 건 본인 탓”이라고 말했다고 미 abc방송이 보도했다. 케인 후보는 “확실한 근거를 제시할 수는 없지만 최근 시위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 실패를 감추기 위해 꾸며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월가와 대형 은행을 비난하지 마라. 만약 당신이 직업이 없고 부자가 아니라면 스스로를 비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