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정규과목 채택… 프랑스 고교 잇단 결정

입력 2011-09-29 18:23

프랑스 고교에서 한국어 과목이 정규 교과 과정에 처음으로 채택됐다. 1956년 한국어 강좌가 소르본대학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55년 만에 고교 정규 교과과목으로 들어간 것이다.

29일 주프랑스 한국교육원에 따르면 보르도의 프랑수아-마장디 고교는 한국어를 이달 초 시작된 2011∼12학년도 정규 제3외국어 과목으로 채택했다. 보르도의 명문 외국어 특성화고교인 이 학교에 개설된 한국어 과목에는 1학년 학생 20명이 수강신청을 해 일주일에 3시간씩 수업을 받고 있다.

또 수도 파리 중심가인 7구의 빅토르-뒤리 고교(공립)에서도 이번 학년도부터 한국어가 정규 강좌로 개설돼 28일 오후 본격적인 수업을 시작했다.

이 학교에 개설된 한국어 강좌는 프랑스 대학입학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에서 한국어를 제3외국어 과목으로 응시하려는 파리 시내 고교생들을 위한 학교 간 연합 강좌다. 바칼로레아에서 제3외국어 과목을 선택해 일정 점수 이상을 받으면 가산점을 받는다. 바칼로레아 한국어 응시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60여명이 응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프랑스 한국교육원은 민간단체인 한불언어문화교육자협회와 함께 프랑스 전국 23개의 초·중·고교에 ‘한국 언어 문화 아틀리에’라는 이름의 정규 강좌를 개설, 3500여명의 프랑스 학생들이 한국어와 음악·미술·체육·경제·역사·지리 등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한국어를 정규 교과과목으로 개설하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인 셈이다.

최정례 원장은 “이번 고교 정규 과목 채택은 프랑스 초·중등교육에서도 한국어가 공식 외국어로 당당히 자리 잡을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