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소방관 되고 싶지만 혼자 예외 인정받을 수 없다”… 美 해병 영웅의 아름다운 ‘특혜 거부’
입력 2011-09-28 18:46
“저 혼자 특혜를 받을 수 없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동료 36명을 구해 살아 있는 해병으로는 처음으로 명예의 훈장(Medal of honor)을 받았던 다코다 마이어(23) 예비역 병장이 특혜를 거절해 다시 한 번 화제가 되고 있다.
마이어는 소방관이 되기 위해 뉴욕소방국(FDNY)에 지원서를 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명예의 훈장과 관련한 행사에 연달아 참석하느라 마감일인 19일(현지시간)을 넘겼다.
마이어의 변호사인 케이스 설리번은 지난 23일 뉴욕 브루클린 법원에 “지원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예고 없이 기간 연장을 할 경우 흑인, 히스패닉 등 소외계층에 충분히 고지가 되지 않아 기회의 불평등이 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단 마이어만 예외적으로 하루 동안 지원기간을 연장해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마이어는 이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마이어는 “지지를 보내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하지만 혼자만 예외를 받아들이는 건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나의 원칙과 가치와 타협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설리번 변호사가 전했다.
마이어는 최근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소방관이 되고 싶은 소망을 피력한 바 있다. 그는 “언제나 소방관이 되길 꿈꿔 왔다. 그것이 내가 국가로부터 받은 것을 되돌려 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설리번 변호사는 특혜 시비가 없도록 모든 사람이 지원 가능한 방식으로 추가 지원기간을 연장해 줄 것을 뉴욕시에 요청했다. 설리번 변호사는 “국가는 그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가 4년을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뉴욕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abc방송은 27일 전했다.
FDNY 대원 선발은 앞으로 4년 후에 다시 있을 예정이다. 마이어가 소방관이 되기 위해 4년을 더 기다려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FDNY 대변인 프랭크 다이어는 “마이어는 FDNY가 원하는 인재상과 정확히 일치한다”며 “그는 용감하며 이타적이고 주어진 일은 어떤 것이든 기꺼이 수행해 낼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그는 “FDNY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아쉬워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