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맞교환에 반기 든 러 재무장관에…메드베데프 “물러나라” 통첩
입력 2011-09-27 01:23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에게 반기를 든 알렉세이 쿠드린 재무장관에게 최후통첩을 날렸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쿠드린 장관에게 스스로 물러날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전날 미 워싱턴DC를 방문한 쿠드린 장관이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자리 교체를 핵심으로 한 차기 권력 구도 결정을 접한 뒤 “메드베데프 총리와 일할 생각이 없다”고 한 발언을 염두에 둔 공격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쿠드린 장관의 경제정책을 비판한 뒤 신속한 거취 표명을 요구했다. 그는 “쿠드린 장관의 처세는 부적절하고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재무장관이 대통령과 의견이 다르다면 오직 행동은 한 가지밖에 없고, 그것은 사임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쿠드린 장관은 “우리 사이에 이견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푸틴 총리와 협의한 뒤 결정을 내리겠다”고 답했다.
쿠드린 장관의 공개 반발은 러시아 내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역시 메드베데프와 마찬가지로 1990년대 초반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정부 시절부터 푸틴과 함께 일했던 ‘푸틴 사단’의 핵심 인사로 11년간 재무장관을 역임했다. 이런 그가 현직 고위 정부 관료 가운데 유일하게 푸틴 총리의 결정에 반기를 든 것이다. 일각에선 그의 행동을 두고 그간 총리감으로 거론돼 왔던 쿠드린 장관이 ‘2인자’에서 밀리자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김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