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승우] 사교육이 사라져야 나라가 산다

입력 2011-09-26 17:46


한참 뛰어 놀고 정서적으로 자랄 나이의 어린 학생들이 공교육과 사교육을 병행하며 공부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 측은하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한 학급 학생 간에도 친구의 관계는 사라졌다고 한다. 오직 경쟁의 상대로만 존재하는 것이다. 어찌하든 내신 성적을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이란 참다운 인간을 만들어 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의 교육은 인성이나 도의적 교육은 전무한 상태다. 오직 높은 점수 받는 사람을 양산하는 데 집중돼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이기적 인간을 길러내는 지름길이 된다. 얼마 전 딸의 학원비를 못 내준 아버지가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얼마나 비극적인 일인가.

막대한 비용과 정력을 투자해 교육시킨 결과 국가에 대한 책임과 사회의 공헌에 대해서 얼마나 기대할 수 있을까. 부정적으로 대답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공부하는 목적이 다른 사람을 위하거나 가난한 약자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위해 공부하게 된다면 학업의 과중한 스트레스도 사라지고 공부 때문에 자살하는 학생도 없어질 것이다. 공교육을 제대로 시켜야 대학입학의 목표도 비교적 바르게 설정할 수 있다. 과거엔 다 그렇게 했다. 학생들이 이중교육을 감당하기 어려워 학교에 와서 수업시간에 모두 얼굴을 책상에 묻고 잠을 잔다고 한다. 교사들인들 이런 모습을 보고 수업할 맛이 나겠는가?

아이들을 공부의 스트레스에서 해방시켜 주자. 학교에선 체육 시간을 늘려 신체를 단련시키자. 사교육을 강하게 규제해 공교육 하나만으로 대학 가고 취업하는 세상이 온다면 공교육은 크게 살아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교사들도 잘 가르쳐보려고 경쟁심도 생기고, 자연히 학업의 질은 올라갈 것이다. 사교육만 없어지면 막대한 사교육비 때문에 자녀를 낳지 않는 고질적인 저출산 문제도 한결 해법이 쉬워질 것이다.

사교육비에 천문학적인 규모로 지출하면서 공교육을 황폐화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고 앞날을 어둡게 하는 것인가. 학생과 학부모들은 얼마나 큰 고통 속에서 계속적으로 이런 앞날을 보내야 하는가? 교육개혁부터 일어나야 한다. 아무리 정부가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무상 급식을 실시한다 해도 아이 하나 낳아서 대학을 마칠 때까지 2억이 넘는 돈이 든다고 하면 서민들은 출산을 꺼릴 수밖에 없다.

하루 속히 사교육을 규제하여 정서적으로 순화된, 그리고 인간다운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사교육을 규제하는 방법은 쉽지는 않으나 공교육이 대폭 사교육을 대체하는 것으로부터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국민 대다수는 사교육이 사회의 병폐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런 다중의 지지를 받아 사교육을 배제하는 사회분위기를 폭넓게 형성시키면 사교육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최승우 (만의 감리교회 원로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