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해외식당의 스파이행위 주의해야
입력 2011-09-26 17:49
네팔의 카트만두에 있는 북한 식당이 남측 손님들의 언행 등 한국인의 동향을 파악해 주기적으로 북한 대사관에 보고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한마디로 해외식당이 스파이 활동의 근거지였다는 얘기다. 현재 북한이 해외에서 운영하고 있는 식당이 100여곳에 이른다고 하거니와 그런 곳이 카트만두의 이 식당뿐일까. 북한 식당을 찾는 해외 교민과 여행객들의 경각심이 요구된다.
사실 해외 북한 식당 종업원들은 남측 국가정보원 격인 국가안전보위부의 교육을 받고 정례적으로 보위부에 보고를 하는 등 ‘실질적인 요원’ 노릇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북한의 해외식당은 공식적으로 지난해 발족한 합영투자위원회 투자기업국 해외과가 관리하는 것으로 돼 있으나 실제로는 식당마다 소속이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캄보디아 소재 북한 식당의 한 종업원은 스스로 인민무력부 소속이라고 밝혔다는 기록도 있다.
이런 북한의 해외식당은 중국의 경우 전에는 전체 고객을 상대로 틀에 박힌 홀 공연을 하는 게 전부였으나 요즘엔 담당 여종업원들이 손님 옆자리에 앉아 대화와 테이블 시중을 드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으로 영업방식을 바꿨다고 한 국내언론이 전했다. 이는 수입 증대가 목적일 수도 있지만 더욱 용이한 첩보수집이 그 목적일 수도 있다. 그런 만큼 해외 북한 식당이 스파이 활동을 해왔다는 것은 놀랍지 않다.
더구나 남한 사회에 ‘간첩질’도 마다않겠다는 친북·종북주의자들이 득시글거리고 온갖 비밀사항들도 인터넷에 넘쳐나는 판에 해외 북한 식당이 주워 모은 몇 가지 첩보가 뭐 그리 대수롭겠느냐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이곳저곳의 북한 해외식당에서 여행객이나 교민들이 무심코 흘린 몇 마디 말과 한국인들의 동향이 종합되고 정제(精製)되면 얼마든지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
해외 북한식당의 주 고객은 남한사람들이다. 이들이 북한식당을 찾는 이유는 대개 북한(또는 음식)에 대한 호기심과 동포애다. 그러나 이런 순수한 마음이 스파이활동의 온상이 되고 있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더욱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