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지대서 추락 다리 부러진 美 남성 4일간 홀로 8km 기어가 목숨 건졌다

입력 2011-09-26 19:35

사막지대 협곡으로 하이킹을 갔다 추락한 남성이 4일간 기어서 이동한 끝에 구조됐다고 AP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콩코드에 사는 에이모스 웨인 리처즈(64)는 지난 8일 유타주 사막지대에 있는 리틀블루존캐니언으로 하이킹을 떠났다가 고립됐다. 암벽지대를 가다가 3m 절벽 아래로 추락한 것이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다리와 어깨에 심한 부상을 입었다. 일행도 없이 혼자였던 그는 구조요청을 할 수 없었다. 휴대전화도 불통이었다. 일어서려 했지만 발목에 이상이 생겼다는 걸 알게 됐다. 결국 기어서 차가 있는 곳까지 가기로 결심했다. 먹을 거라곤 단백질 바 2개. 물을 구할 수 없어 물통에 빗물을 받아 마셨다. 다리가 부러진 채 4일간 홀로 8㎞를 기어간 끝에 마침내 구조대에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그는 “영화 속 주인공을 생각하며 기었다”면서 “걸어왔던 발자국을 보면서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1년 아카데미상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할리우드 영화 ‘127시간’을 본 후 감명을 받아 영화 속 배경인 리틀블루존캐니언으로 떠났다. 이 영화는 2003년 같은 장소에서 등반을 하다 바위에 팔이 껴 자신의 팔을 잘라내는 사투 끝에 구조된 애런 랠스턴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