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공포 확산] “달러 끌어안고 있지 마라”… 정부, 수출업체에 협조 촉구
입력 2011-09-23 21:30
정부가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해 수출업체를 압박했다. 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끌어안고 있지 말고 빨리 환전하라고 요청했다.
기획재정부는 23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두산중공업 등 주요 수출업체 재무담당 임원들을 불러 간담회를 열었다. 재정부는 외환시장의 쏠림현상이 과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의지를 강하게 전달했다.
최근 수출업체들은 환율이 오른다고 보고 달러로 받은 수출대금의 환전을 늦추는 래깅(lagging)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들이 환전을 늦추면 외환시장에 달러 매물이 줄어들고, 환율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재정부 관계자는 “수출업체들은 수출대금 환전을 늦추고 있지 않으며, 기업들도 환율 안정을 원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일단 정부 정책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셈이다. 시장 안팎에선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대기업들이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익을 얻기 위해 시장에 달러를 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0월에 이명박 대통령과 외환당국이 대기업들에게 달러를 풀라고 요구했었다. 정부의 요구가 있은 다음날 삼성전자 등이 외환시장에 달러를 매도해 환율 급등세는 5일 만에 진정됐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