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넥센, 김수경-두산, 김선우… 그명성 그대로 관록을 던진다

입력 2011-09-23 18:12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두 베테랑 투수 김선우(34·두산)와 김수경(32·넥센)의 뜻깊은 도전이 주목을 끌고 있다.

김선우는 팀 마운드의 맏형으로 22일 현재 14승7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41를 기록하고 있다.

팀으로선 1999년 진필중(16승6패36세이브)을 마지막으로 사라진 토종 15승 투수의 부활을 12년 만에 눈 앞에 두고 있다.

김선우에게 15승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1997년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에 진출했던 김선우는 이후 몬트리올 엑스포스, 콜로라도 로키스, 신시내티 레즈 등을 거쳤다. 특히 2005년 9월24일에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두며 박찬호와 함께 ‘유이’한 한국인 메이저리그 완봉승 투수로 이름을 새겼다. 하지만 부상으로 2008년 한국으로 돌아와 두산에 입단했지만 한국 첫 무대 성적은 8승으로 기대 이하의 모습을 선보인 바 있다. 따라서 15승 투수가 된다면 그동안의 부진을 씻고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에이스 중 한 명으로 우뚝 서게 된다.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팀에게도 김선우의 15승은 큰 위안이다.

지금은 사라진 현대 왕조의 마지막 황태자였던 김수경도 1승에 목말라있다. 1998년 현대에 입단한 김수경은 데뷔 첫 해 승률왕을 따내며 신인왕까지 거머쥔 선수다. 1999년에는 탈삼진, 2000년에는 다승왕을 차지하는 등 90년대와 2000년대 초 투수 왕국 현대의 선발 한 축을 맡으며 한국시리즈 우승반지도 4개나 낀 바 있다.

데뷔 후 111승을 거둬 김원형(SK·134승)에 이어 현역 최다승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부상과 구위 저하로 2009년 9월13일 대전 한화전 이후 2년 동안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새 마음가짐으로 선발투수로 나선 하반기부터 호투를 펼치고 있다. 지난달 19일 KIA전에서 5이닝 1실점, 31일 두산전에서 7이닝 1실점, 지난 6일 SK전에서는 5⅓이닝 3실점으로 선방했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두 베테랑 투수의 도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