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교단 총회 결산
입력 2011-09-23 17:54
{미션라이프] 23일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가 폐막되면서 주요 교단 가을 총회가 모두 마무리됐다. 평년과 큰 차이가 없다는 평이 지배적이지만 한 보수 교단의 여성 목사 안수 통과, 통합 논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탈퇴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는 점에서 새로움을 향한 진전이 있었다.
반면 거시적 차원의 정책이나 한국교회를 향한 대형 비전 제시가 부족했던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주로 교회 내부 문제를 논의하는 경우가 많았고 굳이 총회에서 다루지 않아도 될 사소한 내용도 많았다. 또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총회가 고성이 오가는 불쾌한 모습도 연출해 ‘성(聖)총회’를 퇴색시켰다. 이번 총회 최대 이슈는 여성 안수나 한기총 탈퇴 건이 아니었다. 한국교회의 위기를 다같이 공감했다는 점이다. 기독교 내부의 도덕성에 대한 위기의식이었다. 총회 개회설교나 경건회 등에서는 빛과 소금, 선한 삶을 회복하자는 설교와 발언들이 자주 등장했다.
박위근(서울 염천교회) 예장 통합 총회장은 개회설교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강조하며 자기갱신과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될 것을 강조했다. 정근두(울산교회) 예장 고신 총회장도 “선한 삶으로 대응하자”고 강조했다.
교단총회공동대책위원회 남오성 국장은 “상당수 교단 총회에서 직간접적으로 자성과 개혁에 대한 얘기가 나온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중요한 것은 이것이 실제 교회 현장과 연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총 탈퇴 건을 교단 총회가 정면으로 다룬 것은 이런 위기의식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예장 통합과 고신, 합신, 대신 등이 탈퇴안에 대해 논의했고 이중 고신과 합신이 1년 간 연구 기간을 두었다.
기장은 진보적인 교단답게 평화 통일, 사회개혁과 관련된 헌의안을 쏟아냈다. 조선그리스도교련맹과 함께하는 평화기도회, 원전 세미나, 재생용지로 교회주보 만들기 운동, 생명 친화적인 교회 건물 짓기 운동 등 통일 환경 생태 관련 헌의안을 통과시켰다.
기독교한국침례회는 ‘첫 장애인 총회장 배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배재인(대전 서머나교회) 총회장은 돌 무렵부터 앓은 소아마비로 다리가 약간 불편하지만 20일 이후부터 의장석을 지키며 단호한 분위기 속에서 회무를 진행해 갈채를 받았다.
예장 백석이 여성목사 안수를 둘러싼 논란을 극적으로 봉합한 것도 주목할 만한 것이었다. 교회 밖에서는 여성들의 참여가 확대되는 마당에 여성 목사 안수 이슈는 계속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교단 차원에서 여성 목사 안수에 대해 논의한 바 없는 예장 대신에서도 한 총대는 “여성 안수 이슈는 곧 직면할 문제라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백석 교단은 오는 가을 정기노회부터 여성목사 안수를 실시하게 됐다. 이로써 수년 내 총회에서도 여성 총대를 볼 수 있게 됐다.
교단 간 통합 논의가 구체화 된 것도 진일보된 변화였다. 예장 고신과 합신은 각각 합동추진위원회를 설치해 논의를 시작했다. 대신도 기존의 ‘교단통합추진위원회’를 ‘교단통합추진전권위원회’로 명칭을 바꾸고 타 교단과 통합의 문을 열어뒀다. <교단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