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관협의회, 골프장 난립막는 시금석되길
입력 2011-09-23 17:41
강원도가 어제 골프장 건설을 합리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지사 자문기구인 골프장민관협의회를 발족시켰다. 도는 경춘고속도로 준공을 전후해 지역 내 골프장 건설이 갑자기 늘어남에 따라 산림파괴는 물론 집단 민원, 마을 공동체 훼손 등 부작용이 줄지 않아 협의회를 발족시켰다고 한다. 골프장 조성에 따른 문제점 해결과 골프장 산업의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고뇌의 산물로 보인다.
실제로 강원도에는 현재 17개 골프장이 건설되고 있어 경기도를 제외한 광역단체 가운데 가장 많다. 경기도는 21개 골프장을 짓고 있지만 8개만 회원제 이기 때문에 13개가 회원제인 강원도가 압도적으로 많다. 전체가 울창한 산림으로 백두대간의 정기를 간직한 강원도가 골프장 건설로 시름시름 앓고 있는 것이다.
골프장 건설의 폐해는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엄청난 자연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이고 전통적인 지역사회 문화를 붕괴한다. 돈 많은 도시 사람들이 하루를 즐기기 위해 천혜의 자원인 산림을 마구 파헤친다. 버려진 자연의 효율적 이용, 고용창출, 골프산업 발전이란 명분을 내세우지만 골프인구 증가율이 해마다 둔화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헛된 구호에 가깝다.
전국의 골프장은 건설 중인 것을 모두 포함해 515개로 해마다 골프인구가 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골프장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오히려 감소한 셈이다. 지난해에는 전 해에 비해 15개나 늘어났으나 경기침체 등으로 골프인구는 50만 명이나 줄었다. 이런데도 골프장 건설이 계속된다면 이는 나라의 재화를 엉뚱한 데 쏟아 붓는 셈이어서 국가발전을 가로막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미국의 경제 침체 등으로 세계는 지금 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세난 가중과 등록금 문제 등으로 서민들은 등이 휠 지경이다. 이런 점에서 강원도가 과도한 골프장 건설에 제동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슬기로운 선택으로 주목받을 만하다.